이웃 세 나라(미국·중국·일본)의 지도자
요즘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혼란을 야기시켜 국가 무정부사태에 이르게 한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에 온 국민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우리나라의 국가경영 수준과 능력, 민주주의 제도 자체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져들었다.
지금의 상황은 20년전(1996~1998)에 겪은 IMF사태보다 정치·경제·안보 및 국민의 의식에 깊은 상처를 안긴 총괄적인 문제로 어떻게 수습될 지 암담하여, 모든 국민은 우울과 분노, 좌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2013년)한 전(前) 해(2012년), 중국의 시진핑 총서기와 일본의 아베 수상이 취임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하여 2013년 연임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세 나라의 지도자들은 부러울 정도의 안정적인 지도력으로 앞으로 2020년까지 연임하거나 명예롭게(오바마) 정권교체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아베 수상의 인기있는 지도력과 야심적인 국가운영으로 재도약하는 일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1990년대~2010년대 경제침체기)을 극복하려는 시기인 2012년에 다시 총리대신(이하 수상)으로 취임(2006~7 총리 역임)한 아베 신조 수상(1954년생)은 평균 50%를 상회하는 인기를 바탕으로 현재 연임을 시작하였으며 3연임(2021년까지)이 가능하다고 한다.
잃어버린 20년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고질적인 엔화절상을 금융통화의 양적완화로 극복하여 다시 수출경쟁력이 증가되었으며 관광산업의 진흥 등 국내수요도 활성화하여 소위 ‘아베노믹스’가 어느 정도 성공 단계에서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여야 대치 국회와 달리 5~60%에 이르는 안정적 지지 세력을 바탕으로 제도 개혁 등 입법이 뒷받침 되고 있다.
또 하나 우리의 난제인 노조문제도 일본은 이미 70년대 전후에 홍역을 치른 상태이고 남북분단 같은 문제도 없으니 그야말로 탄탄하게 발전하는 중이다. 확고한 국민의 지지기반으로 평화헌법을 개정,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을 모색하여 국방으로도 강한 나라, 그리고 체육(리우올림픽 6위, 2020년 올림픽 개최), 과학(노벨상 과학상분야 22번 수상)으로도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아베 수상의 집안은 중의원이나 수상 등을 역임한 정치인들이 많이 있고, 박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당 총서기처럼 정치인 집안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레임덕 현상 없이 성공한 오바바 대통령, 명예로운 퇴임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1964년생)은 다른 세 지도자들처럼 화려한 가족력도 없이 무명의 정치인에서 혜성같이 등장하여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에 당선(2008년) 되었다. 당초 우려하던 최초의 유색인(흑인) 대통령, 경륜(인권변호사, 주상원의원, 연방상원의원 초선)이 충분치 않은 대통령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한 대통령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으며 임기를 마무리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가 어느 대통령보다 정신적으로 강인하고 건전하며 균형감 있는 품성을 가졌다고 하여 그리스의 헤라클레이토스의 오래된 격언인 ‘품성이 당신의 운명이다(Character is your destiny)’를 연상시킨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복잡한 국내외 문제을 이해하고 판단하는데 뛰어난 균형감각을 보이면서 자신의 역할과 역사적 사명에 대한 의식도 뚜렷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공인으로서 개인적 친분관계라는 편안함의 유혹을 떨치고 모든 의사 결정을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따랐다고 한다. 바로 이 점이 우리나라 박 대통령과 비교되며, 두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 품성과 소통능력의 차이였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한 사람은 그 흔한 레임덕 현상 없이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데, 또 한 사람은 다리 한 쪽만 저는 것이 아니라 앞발, 뒷발이 모두 부실해진 불쌍한 양처럼 된 것이 아닐까?
더구나 엊그제 끝난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국방·무역 등에서 우리나라에 비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자가 당선된 것이 부담스럽다.
▶ 시진핑의 지도력으로 다방면에서 궐기하며 세계의 한축을 형성하는 중국
중국은 대륙을 통일(1949년)하고 지금(2016년)까지 67년이 경과하는 동안 세계에서 정치·경제·군사·과학 등 각 분야에서 궐기(蹶起)하여 미국과 함께 확실한 세계의 한 축이 되었다. 통일의 국부 마오쩌둥의 사후(1976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1978년)을 시작한 이래 그 후계자들인 장쩌민(1992~2002년), 후진타오(2002~2012)를 거처 현재 시진핑(2012년 취임 2022년까지 재임)에 이르기까지, 특히 시진핑은 막강한 총서기, 국가주석으로 현대판 중국의 황제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일 년에 한번 열린다는 중앙위원회(350명 내외) 전체회의가 우리의 국회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7명의 상무위원회가 최고의 의결 집행기관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국회, 노동조합, 각종 이익단체 등도 없으니 그야말로 거칠 것 없이 능율과 효율, 경제성을 발휘하며 국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세 국가들의 지도자들은 박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에 출발하여 이렇게 탄탄하고 확고한 지도체제 하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우리는 대통령선거가 있는 1년 후는 커녕 지금 코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있으니 까마득하고 초초하기 그지없다.
우리 민족(국가)은 그래도 역경을 디디고 전화위복의 역사를 만든 저력이 있으니 국민 모두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