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19·하나금융그룹)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코리안 시스터스'를 위협할 경쟁 상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호주교포 이민지는 17일 미국 하와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5월 킹스밀 챔피언십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개인 통산 2승째를 거둔 이민지는 투어 통산 5번째로 만 20세 이전에 2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이민지 이전에는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를 비롯해 렉시 톰프슨, 매를린 하그, 샌드라 헤이니(이상 미국) 등 네 명만이 20세 이전 2승을 기록했다. 하그와 헤이니는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주로 활약한 선수들이다.
이민지는 1996년 호주 퍼스에서 태어났으며 10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 2013년과 2014년 호주여자아마추어오픈을 연달아 제패하며 4년간 호주 국가대표를 지냈다.
아마추어 시절 세계 랭킹 1위에 올랐고 2014년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을 1위로 통과,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다.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27만 달러(약 3억원)를 받은 이민지는 투어 통산 상금 100만 달러도 돌파(123만7천560 달러)했다.
또 세계 랭킹 역시 17위에서 12위로 도약하게 됐다. 호주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이민지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와 함께 올해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과 금메달 경쟁을 벌일 선수로 평가된다.
LPGA 투어는 최근 3개 대회에서 모두 '10대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2개 대회에서 리디아 고가 정상에 올랐고 이날 우승한 이민지도 5월생이라 아직 만 20세가 되지 않았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5타 뒤져 있던 이민지는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에서 "어제 코치가 '4라운드에서 8언더파만 치면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며 "실제로 오늘 8언더파를 쳐 우승했다"고 기뻐했다.
13번 홀(파5)에서 약 35야드 칩샷에 성공해 이글을 잡은 그는 "이후로도 2개 홀 연속 버디에 성공하면서 선두와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며 "남은 홀에서도 최선을 다한 결과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민지는 "오늘 우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며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