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보험료를 내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우고서 국민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겼지만, 일정 기간 행사하지 않으면 영원히 받지 못하는 걸까?
1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제도는 수급권자가 기한 안에 연금급여를 청구해야만 주는 신청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다른 특수직역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이나 공·사적 금전거래와 마찬가지로 일정기간 권리(수급권)를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킨다. 국민연금 수급권의 소멸시효는 5년(분할연금은 3년)이다. 1988년 제도 시행 때부터 민법의 소멸시효 제도를 본떠 자체적으로 소멸시효를 국민연금법에 규정해 두고 있다.
소멸시효는 '권리 불행사' 상태가 계속되면 그 권리를 없애는 장치다.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이른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법의 보호에서 제외하려는 취지로 도입했다. 개인과 개인 간의 상거래, 금전거래뿐 아니라 국가 상대의 채권·채무에도 소멸시효가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수급권의 소멸시효는 권리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다른 채권·채무권리의 소멸시효와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은 수급권자의 노후소득이란 권익을 보호하고자 소멸시효기간이 지나더라도 연금수급권리 자체는 소멸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연금 수급권자의 노후생활안정이란 연금제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연금수급권을 기본권(基本權)과 지분권(支分權)으로 나눠 소멸시효를 적용한다. 기본권은 연금급여를 받을 수 있는 포괄적 권리며, 지분권은 기본권을 기초로 해서 정기 연금 지급일에 해당 월의 연금급여분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다시 말해 국민연금을 받을 권리, 즉 수급권이 발생한 때로부터 소멸시효 5년이 지나서 연금을 청구하면, 청구한 날로부터 거꾸로 계산해서 5년이 지난 시점 이전의 연금급여분에 해당하는 지분권에만 소멸시효를 적용해 소멸시킨다.
예를 들면, 2008년 1월 15일에 국민연금 수급권이 발생하고, 2014년 3월 10일에 국민연금을 청구했다고 치자. 그러면 국민연금을 청구한 날로부터 5년을 역산(逆算)한 2009년 3월 10일 이후 처음 도래한 연금급여분(2009년 3월분)부터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연구원 유현경 주임연구원은 '국민연금 수급권 소멸시효제도란 무엇인가?'란 글에서 "수급권자 스스로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고 노력해야만 노후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멸시효 끝나도 수급권리 소멸하지 않고 '기본권'으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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