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나라(韓, 美, 中) 지폐(₩,$,Y)의 얼굴들
세일회계법인 대표 /前 부산지방국세청장
세일회계법인 대표 /前 부산지방국세청장
미국의 7종의 지폐에 7사람의 얼굴
미국에서 현재 통용되는 7가지 지폐의 종류(1, 2, 5, 10, 20, 50, 100불)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 다섯 사람과 대통령은 아니지만 큰 공을 세워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두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현직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한 44명(44대)의 미국의 대통령 중, 초대 대통령 워싱턴(재임1789~1797)이 1불에, 제3대 대통령 제퍼슨(재임 1801~1809)은 2불에, 제16대 대통령 링컨(재임 1861~1865)은 5불 짜리 지폐에 등장한다. 이 세 사람은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미국의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들이다. 이들은 지폐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북부의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이며, 수도 워싱턴 한 복판에 기념관(탑)이 있는 등 빅 3에 해당하는 인물들이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20불 지폐의 주인공은 제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재임 1829~1837년)으로 그는 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50불의 얼굴은 북군 사령관으로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제18대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재임 1869~1877)이다.
대통령이 아닌 인물로 워싱턴 대통령 재임시 초대 재무장관(Secretary of treasury)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1755~1804년)은 중앙은행을 설립하여 신생국가의 재정 기반을 확립한 공으로 10불 짜리 지폐에 등장한다. 가장 특이한 존재는 당시 대통령도, 어느 관직도 가지지 않았던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이다. 인자한 할아버지 모습으로 100불의 지폐를 장식하고 있는 그는 미국 국민의 윤리적 사표(師表)로 건국 초의 극심한 갈등을 조정하여 국가의 틀을 세우게 한 멘토로서 큰 역할을 하였다. 그 후 이들 못지않게 평가받는 대통령들(프랭클린 루즈벨트, 존 에프 케네디)은 동전에 등장하고 있는 등으로 지폐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7가지 주된 지폐에 오직 한사람의 얼굴
중국도 1위안(元 또는 圓)이상의 지폐는 미국과 똑같은 7종(1, 2, 5, 10, 20, 50, 100위안)으로 현재 모두 지폐에 똑 같은 모습의 모택동(1893~1976) 전 국가주석의 얼굴이 들어 있다. 청나라가 1911년 막을 내리고 중화민국(공화제)이 성립되었으나 내부 혼란, 일본의 침략에 따른 전란를 겪다가 모주석이 이끄는 공산당이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를 대륙에서 밀어내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되었다. 가장 최근(1999년)까지의 지폐(100위안)에는 모주석과 함께 개국공신이었던 주은래, 유소기, 주덕의 옆 얼굴이 동시에 나와 있었고, 1元(위안 또는 콰이) 의 10분의 1인 角(자오, 1,2,5의 3종)까지의 지폐 단위마다 인물이 달랐다. 한족과 함께 중국을 구성하고 있는 55개 소수민족 중 14개 민족의 인물들도 고유의상 차림으로 등장하였지만 1999년 이후 통용되는 지폐에는 모택동 주석으로 통일하였다.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과 그 연방국가, 태국 등에서는 현 여왕(왕)의 얼굴 한가지로 지폐를 만들고 있으며, 중국 등 그 나라 지도자의 카리스마를 중시하는 국가들도 단일 인물이 들어있는 지폐를 발행하고 있다.
모택동의 사후, 1978년부터 등소평이 주도하는 국가의 개혁·개방(改革 開放)으로 천지개벽을 하듯, 현대화·산업화에 성공하여 세계의 강대국으로 부상하였음에도 다른 인물은 지폐에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이하다.
우리나라의 4종의 지폐에 네 사람의 얼굴이 등장
우리나라 지폐는 4종(천, 오천, 만, 오만원)으로 각기 다른 네 사람의 얼굴이 있다. 단군 이래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는 세종대왕(1397~1450, 재위 1418~1450년)은 오만원 지폐가 나오기 전 가장 큰 돈이었던 만원 지폐의 얼굴이다.
세종임금은 유럽의 르네상스 이전에 우리나라의 과학과 문화의 수준을 이미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특히 독자적으로 창제한 한글은 전자기술시대에 그 빛을 더하여 이제는 세계의 10대 언어, 미래에는 5대 언어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천원과 오천원 지폐에는 조선시대 뿐 아니라 동양의 쌍벽을 이룬 학자, 교육자이자 사회개혁가였던 퇴계 이황(1501~1574), 율곡 이이(1536~1584)의 얼굴이 등장하여 우리나라의 높은 문화 수준을 상징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화폐단위에 비하여 고액권이 없다는 오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오만원권 지폐가 발행(2009년) 여기에는 천재 미술가이자 현모양처, 훌륭한 자녀(율곡 이이 등)를 키운 우리 국민이 존경하는 여성, 신사임당(1504-1551)으로 정해졌다. 이율곡 선생과 함께 모자(母子)가 중요한 지폐의 얼굴이 되기는 드믄 일일 것이다.
지폐의 얼굴들이 웃을 수 있도록
화폐 속의 인물과 그 유래가 어떠하든 구매력과 가치(환율 등)는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므로 나라의 경제체질이 탄탄함은 물론, 기술과 자본이 뒷받침되어 치열한 해외시장에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 그 나라의 경제력을 상징하는 세종대왕이, 프랭클린, 모택동 할아버지가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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