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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판 전도사’ 김종박 (주)여수룬 대표이사
‘해외직판 전도사’ 김종박 (주)여수룬 대표이사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4.11.28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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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 전략’으로 올해 일본에 명함 등 80억원어치 팔아

김종박 (주)여수룬 대표이사

 “중국 알리바바와 일본 라쿠텐이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자국 내 영토 분할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전 세계 시장을 놓고 이들과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하며 만일 이 싸움에서 뒤쳐지면, 결국 제2의 IMF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소비자들에게 올해 명함, 스티커, 현수막 등 인쇄물을 자그마치 80억 원어치나 팔아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여수룬의 김종박 대표이사의 일갈이다.

알리바바 VS 라쿠텐, 동남아 2조엔대의 넷 통신 판매 시장 겨냥 '大혈투'
日서 공장없이 인터넷 사이트 통해 주문받고 생산은 충무로에 외주 맡겨


우리나라 제1호 ‘해외직판 전도사’로 불리우는 김 대표는 국내에서 영업을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일본에서만 판매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회사 근처에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기존의 인쇄업 관행을 완전히 뒤집은 역발상인 셈이다.

1979년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2002년부터 일본 야후 옥션에서 한국 상품을 판매대행하는 일을 해왔다. 2004년엔 동업자와 함께 ‘지즐’이라는 회사에서 한국의 택배 상자를 일본에서 파는 일을 했다. 이런 한일간에 비즈니스 중개 경험을 토대로 2007년 여수룬이라는 직판회사를 만들어 독립하게 됐다.

김 사장은 명함이나 스티커, 현수막 등의 가격이 한국과 일본간에 약 3배 가량 차이나는 만큼 한국에서 제작해 일본에서 팔면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애드프린트(www.adprint.jp)’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고객을 모집했다.

명함이나 스티커 디자인은 일본인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현지 디자인회사에 맡겼다. 생산은 서울 충무로에 있는 인쇄업체 100여곳에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했다. 여수룬은 애드프린트를 통해 상품 주문을 받고, 제품을 발송하는 역할만 맡았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라는 뜻을 지닌 ‘여수룬’은 자본금 5천만원으로 처음에 3명이 시작했고 현재 국내 70여명, 일본에 6명의 직원이 있다. 일본 직원의 경우 영업활동을 주로 하는데 혹여 고객사에게 클레임이 들어온 경우 해결을 한다든지 큰 계약건을 수주 받는 영업활동을 한다.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국내의 중소상공인들이 해외에 쇼핑몰을 열고 판매할 수 있는 해외직판서비스 플랫폼인 ‘티쿤’(www.tqoon.com)을 운영하고 있다.

‘티쿤’(tqoon)은 ‘부족한 것을 채워준다’는 의미의 히브리어다. ‘티쿤’에는 현재 6만여명의 일본 단골고객 및 기획사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의 택배박스, 책자, 판촉물 USB, 가방, 모자, 의류, 휴대폰 케이스 등 10여 개 회사가 일본에 진출해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600억원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중이다.

김 대표는 “애드프린트를 통해 생산 시설을 갖추지 않고도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에서 제품을 팔 수 있는 ‘장보고’라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한국 상인들이 인터넷이라는 바다에 많이 진출하여 성과를 얻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장보고라는 명칭을 지었다”고 말한다.

이 시스템은 온라인 쇼핑몰은 해외에서 판매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 주고 그 안에서 물건 소개, 고객 응대 등을 각 사업체에서 직접 하는 것이다. 착수금 300만원 받고 쇼핑몰을 만들지만 쇼핑몰이 오픈할 때 광고비 명목으로 다시 의뢰인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실제로 제작비용은 받지 않는 셈이다. 굳이 착수금 300만원을 받는 이유는 고객에게 공짜라는 인식을 주지 않고 실제적으로 사업을 하고자 하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들을 거르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김 대표는 “제품이 판매되는 것에 따라 약 10%가량의 판매 수수료를 받고 있다. 즉, 일본 판매를 위한 쇼핑몰 운영을 하고자 하는 분이 장보고 시스템을 이용하면 우선 쇼핑몰을 만들어 주고 사업자는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 한명만 채용해 홈페이지 등을 관리만 하면 저희가 결제 시스템 관리에서 물건 배송, 일본 내에서의 배송 및 클레임, 반품처리까지 다 하니깐 상품 등록만 하면 되는 용이함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김 대표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수출입을 통해 먹고사는 무역입국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아는 사실이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해양을 통한 무역업은 이제 한계점에 도달한 만큼 이제 ‘인터넷의 바다’에 뛰어들 중요한 시점인 만큼 정부나 기업들이 역직구 보다는 해외직판에 깊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일각에서 ‘해외직구’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역직구’에 대해 강한 거부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이 역직구를 강화하려면 그 나라에 누군가가 한국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을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기껏 중국·일본을 대상으로 역직구 사업을 할 수 있을 뿐이며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페루, 아르헨티나,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한국 사이트 구매대행업을 하는 회사를 만나기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설사 대행회사를 끼지 않고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폴란드, 호주 사람이 한국 사이트에 들어와서 한국 상품을 구매한다고 치더라도 한국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뿐아니라 이들 나라에 물건을 자유롭게 배송해줄 한국 사이트도 고작 몇 개에 불과해 결제, 반품, 환불 모두 자유롭지 않은게 사실이다.

김 대표는 “한-중FTA가 타결되어서 알리바바 등 IT공룡이 몰려오는데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역직구는 결코 대응수단이 될 수 없다. 역직구는 아무리 강화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과 일본 등을 제외하곤 거의 찾아보기 힘든 반면, 해외직판은 한 사이트라도 마음만 먹으면 백 개 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극히 일부 손님이 오기를 바라는 역직구를 넘어 오히려 중국은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한국 소상공인이 몰려 들어갈 수 있는 해외직판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이어서 그는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외 시장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소상공인이 해외 시장을 조사하기란 쉽지 않다. 어차피 오프라인 마켓이 아닌 온라인 마켓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인터넷을 조사해보면 된다”고 덧붙인다.
 

일본에 동대문시장에 있는 옷을 팔아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주)다홍의 사이트.

실제로 여수론 이외에 현재 해외직판을 하고있는 대표적 한국업체로 동대문시장의 옷을 중국에 직판해 연매출 600억원을 올리고 있는 (주)에이컴메이트(www.thejamy.com), 역시 동대문 시장옷을 일본에 직판해 연매출 500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주)다홍(www.dholic.co.jp), 택배박스를 팔아 일본에서 연 50억원의 매출을 기록중인 (주)지즐(www.danboru.net) 등을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들 회사 제품들은 한국에선 특별한 경쟁력이 없지만 해외로 나가면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만큼 언론매체들이 앞장 서서 성공한 중소기업 CEO들을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정부와 지자체는 어떻게하면 해외직판을 도울 수 있는지 고민하고 아낌없는 지원책을 내놓아 더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수룬의 경우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고도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에서 제품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 뒤 일본인이 좋아하는 디자인 명함 등을 값싸게 공급한 덕분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었다”면서 “최근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회사 이익률도 많이 낮아졌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일본 시장에 판매한 노하우를 살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향후 제2의 IMF가 우려되고 있는 시점에 우리 중소상공인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해외직판은 매우 중요한다고 생각한다. 티쿤서비스를 통해 현지 해외법인 설립 등에 따른 비용 절감과 시행착오 등을 줄여나갈 수 있을 뿐아니라 해외직판에 성공할 경우 국내의 관련업체 수십여 개를 먹여살리고 고용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은 알리바바와 라쿠텐의 길이 아니라 우리만의 강점을 가지고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한국에 있는 약 1만여개의 우수 중소기업들이 세계 100여개 나라의 전자상거래에 진출해 100만 개의 쇼핑몰이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드는게 최종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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