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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비료, 혼창통, 그리고 국세청
[稅政칼럼]비료, 혼창통, 그리고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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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1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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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鎭雄 本紙 論說委員
   
 
 
[오병이어] 인류는 태곳적부터 기아와 맞서왔다. ‘먹고 사는 일’은 예나 제나 지난(至難)한 과제였다.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우리네 인사는 ‘식사하셨습니까’였다. 사탄조차 40일간 금식한 예수에게 나타나서 돌을 떡으로 바꾸라고 유혹한다. 성경은 예수가 떡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로 수 천명을 배불리 먹이는 기적을 전하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에 나오는 촌장 역시 자신의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을 촌민들에게 ‘머를 마이 멕이지(무언가를 많이 먹여주지)’로 응수하고 있다.

[성욕과 인구] 식량이 늘 달리는 것을 걱정한 맬더스(Malthus)가 1798년 ‘인구론’을 출간했을 당시 세계인구는 8억에 불과하였다. 그는 ‘무한한’ 성욕에 바탕을 둔 인구의 증가를 ‘유한한’ 식량증산이 따라잡을 수가 없으니 정기적인 대규모 전쟁이나 전염병 창궐만이 해결책이라고 보았다. 당시 유럽은 유한한 농지 생산력 때문에 맬더스의 암울한 예언이 실현되고 말 것이라는 공포에 떨었다.

[인구 빅뱅] 세계인구의 추이를 보면1세기 초 약 3억이던 인구가 19세기 초까지 완만하게 증가하면서 10억에 이른다. 그러나 19세기 초부터 가속이 붙은 인구증가는 불과 123년 만에 20억으로 두 배가 된다. 30억이 되는 데는 불과 33년, 40억은 14년, 50억에는 1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인구증가는 맬더스 말대로 가히 기하급수적이었다. 현재도 매초3명씩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니 실로 인구 빅뱅의 시대이다.

[기적의 질소] 8억 인구를 두고 묵시록적인 예언을 한 맬더스가 60억 인구가 살아가면서도 비만으로 고민하는 지금의 세상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인구폭발에도 불구하고 맬더스가 우려한 기아의 나락에 빠지지 않은 것은 오로지 유대계 독일인 화학자 프리츠 하버(Fritz Haber, 1868-1934) 덕택이다.
식물의 성장에는 산소, 수소, 질소가 필수적이다. 산소와 수소는 땅과 물에서 쉽게 해결되나 질소는 그렇지 못하다. 질소는 엉뚱하게도 공기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 속에 널려있는 질소를 흡수할 수 있는 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1913년 9월 프리츠 하버가 실용적인 암모니아의 대량합성에 성공하며 질소비료의 생산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인류의 식탁은 풍요로워졌다. 질소비료의 개발로 당시 15억 명이던 인구는 지금 60억을 훌쩍 넘어섰다.
인민들의 지상낙원이라는 북한조차 늘 남한 측에 아쉬워하는 것이 있다. 비료이다. 쌀과 비료를 달라는 것이다. 지상낙원을 이끄는 ‘위대한’ 지도자 동지들조차 남한의 비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교육은 질소비료] 교육훈련은 질소비료와 같다. 질소비료가 식물을 왕성하게 성장시키듯 교육훈련이야말로 조직을 성장시킨다. 조직구성원들의 자질이 어제와 오늘이 매한가지이고, 오늘과 내일이 같다면 그 조직은 정체된 식물이나 같다. 그러나 늘 교육은 절실해 보이질 않는다. 조사와 세원관리가 늘 중차대하다. 교육은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마련이다.

[현재와 미래의 선택] 올 해 농사에만 매달리는 농부는 논에만 들어가려 하고, 영농기술을 배우러 읍내에 나가려 하지 않는다. 부서별 관리자들 역시 자신의 인력을 교육에 내보내기를 꺼려하고 자기 부서 업무추진에 투입하기를 선호한다면 당장은 편할지 모르나 구성원의 교육훈련을 소극화한 결과 장기적으로는 조직전반의 업무 품질향상과 직무수행능력의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이들이 신명 나야 국세청의 미래가 밝아진다. 교육담당자들이 스스로 미래를 걸머진 일꾼들이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당사자의 사명의식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강력한 효과는 조직경영자의 확실한 시그널링(Signaling)에서 나온다.

CEO의 인정과 격려가 그 것이다. 과거에도 CEO가 교육원을 중시하고, 격려하고, 교육원 근무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에는 양질의 인력이 몰리고, 신명 나는 강의가 교실을 메웠다. 반대로 현안을 중시하다 보면 조사와 세원관리가 주 메뉴가 되어 본의 아니게 교육원은 후선으로 밀려나는 모양새가 되어 맥이 빠지기도 하였다.

[혼창통(魂創通)] 뙤약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세 명의 벽돌공이 있다. 세 명에게 지나가는 행인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서로 달랐다. 한 벽돌공은 인상을 찌푸리고 ‘벽돌을 쌓고 있다’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다른 벽돌공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답한다. 마지막 벽돌공은 미소를 지으며 ‘나는 지금 아름다운 미래의 국세청을 짓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과세관청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하여는 마지막 벽돌공이 필요하다. 허나 조직의 미래를 개인들의 소명의식에만 떠맡길 일은 아니다. 장기적인 가치에는 적절한 보상과 격려가 필요하다. 코끼리도 신명 나게 춤추는 조직을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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