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해산 휴면법인 인수 뒤 새 등기 안하면 ‘기존법인’"
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진만 부장판사)는 A사가 관할 구청장을 상대로 낸 '등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사는 지난 2003년 1월 물류업체 B사를 인수해 상호와 사업 목적 등을 변경한 후 같은 해 8월 서울 소재 대지와 건물을 매입,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일반세율을 적용한 등록세와 지방교육세를 납부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은 A사에 대해 법인 설립 후 5년 이내에 취득한 부동산등기는 지방세법 상 등록세 중과세 대상이라며 세금 11억9000여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A사는 이에 불복,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
A사의 주장은 '회사계속등기 상태로 휴면회사에 해당하는 B사를 인수한 뒤 새로 설립등기를 하지 않은 만큼 법인 설립 일시는 B사가 처음 설립된 1993년으로 봐야 한다'는 것.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법인은 설립행위를 거쳐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법인격을 갖게 된다"며 "휴면회사로 해산한 법인을 인수한 후 상호와 사업목적 등을 바꿨다고 해서 이를 '법인 설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이 같은 행위가 중과세 회피를 위한 것으로 규제 필요성이 있더라도 현 조세법 하에서 등록세를 중과 하는 것은 법규를 확장 또는 유추 해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세심판원은 지난 해 말 휴면회사를 인수해 사실상 새 회사를 차린 뒤 3년 만에 부동산을 사들인 C사가 자사에 대한 등록세 중과세 처분을 취소 해달라며 낸 심판 청구를 '법인 설립은 등기상의 설립 보단 실질적 설립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기각한 바 있다.
따라서 법원의 이번 결정은 의도적인 중과세 회피를 막기 위해 휴면회사 인수도 사실상의 법인 설립으로 간주한 조세심판원 결정을 뒤엎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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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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