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업계 ‘계약서 없이 일하지 않는 문화’ 정착 기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5개 엔터테인먼트사가 하도급법 위반혐의와 관련 신청한 동의의결에 대해 해당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5개사는 ㈜하이브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다.
‘동의의결 제도’란 법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구제, 거래질서의 개선 등 자진시정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위법행위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로,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 결정→ 잠정 동의의결안 마련→ 이해관계인 등 의견수렴→ 최종 동의의결안 심의·의결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공정위는 엔터 5사가 수급사업자에게 음반, MD 상품 등의 제조, 영상·콘텐츠, 공연 등 관련 용역을 위탁하면서 사전에 서면(계약서)을 발급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 하도급법 위반여부를 조사하고 있었다.
엔터 5사는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송부받기 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래질서를 개선하고 수급사업자와의 상생·협력을 도모하고자 자발적으로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엔터 5사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사전서면 발급문화 정착을 위해 ▲표준계약서 및 가계약서를 작성·배포하고, ▲전자서명을 통한 계약체결과 전자적 계약관리시스템 구축, ▲하도급거래 가이드 홈페이지 게시 및 내부 직원 대상 하도급법 교육 등의 자진시정방안을 제시했으며, 추가로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각각 2억원(총 10억원) 규모의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사건의 성격, 하도급거래질서 확립 및 수급사업자 보호 효과, 시정방안의 이행 비용과 예상되는 제재 수준간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계약 내용이 사전에 확정되기 어렵고 수시로 변경되는 특성으로 인해 사전에 계약서를 발급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아, 수급사업자로서는 계약이 변경 또는 해지되더라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힘든 구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터 5사가 제출한 시정방안은 표준계약서 작성에서부터 임직원 교육, 계약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 등을 포함하고 있어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 확립 및 수급사업자 보호에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2022년 7월 하도급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제조 및 용역 하도급 분야에 최초로 동의의결 절차가 개시된 사례로서, 엔터테인먼트 업계 매출액 상위 5개사가 서면 발급 관행을 일시에 개선할 경우 ‘계약서 없이 일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공정위는 빠른 시일 내에 엔터 5사와 함께 시정방안을 구체화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한 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다시 소회의에 상정해 인용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공정위가 밝힌 동의의결 개요를 보면, 공정위는 ’23년 7월부터 엔터테인먼트 업계 5개 사의 하도급법 위반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었으며, 엔터 5사는 지난 4~5월 경 각각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엔터 5사가 수급사업자에게 음반, MD 상품 등의 제조, 영상·콘텐츠, 공연 등 관련 용역을 위탁하면서 사전에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었다.
엔터 5사는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송부받기 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래질서를 개선하고 수급사업자와의 상생·협력을 도모하고자 자발적으로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