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Chat GPT를 선도하고 있는 Open AI사는 ‘GPT-4o’를 출시했다. 여기서 o는 ‘옴니(omni)의 줄임말로 ‘모든 것’, 그리고 ‘어디에나 있는’의 의미다. 이는 GPT-4를 기반으로 한 최신 모델로 텍스트와 이미지뿐만 아니라 오디오, 영상까지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 정확하고 세밀한 응답을 할 수 있게 됐다.
올해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앞두고 삼쩜삼으로 대표되는 환급플랫폼 기업은 신기술인 양 위장한 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국세청 정보를 이용한 불법적인 환급으로 국세행정에 혼란을 주고, 이를 믿은 선량한 국민을 속이는 행위까지 저질러 소득세 확정신고 기간의 마지막 날까지 수수료를 반납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 7월 16일 국회의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세무플랫폼 문제가 집중 질의됐다. 당시 국세청장 후보자는 환급액 허위광고 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지적된 삼쩜삼 등 세무플랫폼 문제에 대해 국세청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AI에 기반한 세무플랫폼 문제는 이 같은 여러 부작용을 수반하고, 거미줄처럼 얽히면서 더 복잡하게 확대되고 있다. 세무사는 세무사법 제2조에서 규정한 행위 또는 업무를 그 직무로 적법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세무대리 시장의 이런 환경변화와 문제점을 어떻게 빨리 인지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인가의 큰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AI 발전은 우리 상상의 한계를 뛰어 넘고 있다
AI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Open AI사가 내어 놓은 Chat GPT를 중심으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 나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픈AI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버전을 공개하면서 AI의 빠른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GPT-1은 2018년 출시된 최초의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모델이다. 대략 1억1700만개의 매개변수를 가지고 기본적인 문맥 이해와 텍스트 생성 능력을 제공했다. 복잡한 문맥 이해와 정교한 텍스트 생성에 한계를 보여 상당히 제한된 대화형 AI로의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
그 다음 버전인 GPT-2는 2019년에 출시되었고, 매개변수가 15억 개로 10배 이상 늘었다. 더 많은 양의 텍스트를 받아들이고, 다양한 주제에 응답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긴 텍스트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GPT-3은 2020년에 출시됐고 1750억 개의 매개변수 규모로 GPT-2 대비 116배 이상으로 인간과 거의 구별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텍스트 생성 능력을 갖추게 됐다.
GPT3.5는 2022년 말 챗GPT 서비스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었는데, 추가적인 데이터 학습을 통해 응답의 일관성과 정확성을 높였다고 했다. 코드 작성, 번역, 질문 응답, 요약 등 다양한 응용작업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 했지만 대규모 매개변수를 갖추지 못해 높은 연산 비용과 에너지 소모가 문제로 지적됐다.
또 특정 도메인 지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긴 대화에서의 일관성 유지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바로 이 시점에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내는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다.
2023년 출시된 GPT-4는 더 많은 데이터와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이전 모델보다 더 자연스럽고 정확한 언어 생성 능력을 제공했다. 멀티모달 능력을 갖춰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고객응대 서비스,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 고객문의 처리와 같은 더욱 다양한 영역에 적용이 됐다. 하지만 텍스트 생성에 집중되어 있었고, 특정 요구 사항에 맞춘 개인화된 응답 생성에서 한계가 존재해 고도로 전문적인 주제에 대한 이해력이 제한적이었다.
현실로 다가 온 영화 속 장면
이런 상황에서 GPT-4o가 나온 것이다. 응답속도나 비용 면에서 크게 발전한 것은 물론,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AI가 카메라를 통해 상대방 표정을 읽어내면서 대화한다는 점이다. 더욱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게 되었으며,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GPT-4o는 마치 영화 ‘아이언맨’ 속 자비스와 같다. 사람과 목소리를 주고받으면서 대화하는 자체가 일반 사람처럼 너무나 자연스럽다.
기존 AI는 드라이하고 대화의 단절된 느낌이 강했다. 사람이 말을 다 한 다음에 AI가 그걸 듣고 답하는 방식이다 보니, 대화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GPT-4o와의 대화는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다. 사용자가 대화 도중 끼어들어 말을 할 수 있고, AI도 자연스럽게 맞받아친다. 유머 감각도 있으며,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해도 AI가 중요한 말을 정확히 인식하고 답변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응답 시간이다. 사람과의 대화와 아주 비슷하게 평균 0.32초다. 단절적인 주고받기 대화가 아니라, 실시간 끊임없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속도는 GPT-4 터보보다 두 배 더 빠르며, 비용은 절반으로 줄어든 점 역시 놀랍다.
챗GPT의 진화로 우리의 일상도 변화 따를 것
직접 챗GPT를 통해 세무 문제를 물어보면 빠른 속도로 대답이 이어진다. 텍스트는 물론 음성으로도 함께 이루어지며, 그 정확성도 놀라울 정도다. 대화형으로 계속 추가 질문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사무실을 벗어나 있어 자세한 것을 찾아 볼 수 없을 때에는 챗GPT가 알려주는 지식은 바쁜 일상에서 답변하기에 좋은 줄거리를 보여주고 있어 유용함이 있다고 하겠다.
‘AI의 등장에 따른 업계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어느 ‘선지적’인 회원이 우려 깊은 진단을 내놓음과 동시에 대응책을 제시한 것은 깊은 통찰과 염려에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가 지적한 내용은 세무사의 모든 업무가 AI에 노출된 상태이며, 업무의 모든 영역에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그 회원의 현실을 직시하는 혜안은 매우 훌륭하며 우리의 대응을 급하게 재촉하는 듯하다.
삼쩜삼 늑장 대응 교훈 삼아 AI 대응은 선제적이어야
플랫폼 기업 삼쩜삼은 환급서비스를 미끼로 세무사의 업무를 파고 들었다. 국민의 이용 편리라는 미명하에 막대한 수수료를 국민에 떠넘기면서 성장했고, 반면 세무사회는 이렇다 할 효율적인 선제 대응을 하지 못했다.
AI의 급속한 발달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앞으로 출시될 GPT-5는 각 전문 분야에 더욱 특화돼 해당 분야를 깊이 이해하고, 사용자 문의에 더욱 정교하게 답변 할 걸로 예상된다. GPT-4o에서 맛본 멀티모달도 더욱 강화될 테고, 이것이 개인화된 상호작용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세무사가 하는 모든 일들이 AI로 대체 될 수 있다는 위기위식을 바탕으로 세무사의 정체성과 필요성을 국민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아울러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각종 자동 세무회계콘텐츠 보급과 세무사는 세무주치의라는 개념, 자산관리의 파수꾼, 세금관리의 최고 전문가임을 세무사회는 계속 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막연한 두려움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AI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세무사회에서 AI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회원 대상으로 기본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업무적으로 AI를 활용할 시에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생각하지 못했던 다방면의 해결책도 제시될 수 있으니 말이다.
다가오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 모아야 할 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극찬한 상반기 인기도서 더 커밍 웨이브(The Comming Wave, 무스타파 슬레이만 저)는 다가오는 물결로 ‘인공지능과 합성생물학’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을 들고 있다. 인류의 핵심이자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도구인 언어를 쓰고 사용하는 능력이 기계의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AI가 가진 잠재력은 점점 더 분명하고 강력해지고 있다고 한다.
범용 기술은 널리 확산될 때 물결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광범위한 확산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물결이 아닌 단순한 역사적인 호기심(유물)에 불과하다. 이 두 기술(AI와 합성생물학)이 인류에게 새로운 여명을 열어 주면서 전에 없는 부와 여유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AI의 발달이 세무사의 업무를 노출시키는 것은 다른 전문가와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를 전에 없는 위기로 보아 위축될 것이냐, 아니면 AI로 무장한 능력 있는 전문가가 될 것이냐는 그 위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지 않을까?
한시바삐 한국세무사회와 회원이 머리를 맞대 미래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며, 그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더 이상 어물거릴 시간이 없다.
• 서울지방세무사회장
•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 세무법인 윈윈 대표
• 국세동우회 자원봉사단 부단장 및 칼럼리스트
• 대한세무학회 총무부학회장
•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 전)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
• 국립세무대학 2회 졸업 •경희대학교 대학원 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