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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칼럼]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한 종부세
[국세 칼럼]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한 종부세
  •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4.06.1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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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란 무엇인가? 

지극히 원론적인 이 질문에 비록 추상적이라고 할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생각하는 세금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정치인이자 과학자였던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이 세상에서 세금과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는 말로 세금에 대한 생각을 표현했고, 미국의 대법관이자 사상가였던 올리버 홈즈(Oliver Wendell Holmes) 판사는 “세금은 문명사회에 대한 대가”라는 멋진 말로 세금을 정의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강학상으로 세금은 “국가 등 공권력을 가진 단체가 재정조달의 목적으로 법률에 규정된 과세요건을 충족한 모든 사람에 대해 특정한 반대급부 없이 강제적으로 부과·징수하는 금전급부”로 정의된다. 세금의 이러한 강제성으로 인해 세금을 기꺼이 내려고 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적게 내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금에 대해 얘기하자면 같은 내용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흘러나오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에 대한 논란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종부세가 세금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또는 종부세가 정말 필요한 세금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어떤 세목이라도 개선의 여지는 없는지 또는 폐지나 존속의 필요성이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오히려 치열하고 활발한 논의가 제도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금에 정치권과 정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종부세에 대한 개편 논쟁은 심도 있는 분석과 고민을 통해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유권자의 표심을 더 끌지에 대한 생각으로만 접근하는 것처럼 보여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계속되고 있는 종부세에 대한 논란을 정리해보면, 지난 4월 총선에서 야당이 제22대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한 후 5월초에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원내대표가 실거주 1주택에 대한 종부세 폐지 발언을 한 게 논란의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해당 발언을 한 민주당 원내대표는 곧바로 본인의 발언은 종부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였다고 발을 뺐고, 민주당 역시 당 차원에서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마무리되는 되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 5월 하순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이 종부세를 아예 폐지하자고 공개 제안하면서 다시 종부세에 대한 논쟁이 불거졌고, 이에 대해 민주당은 수석대변인을 통해 종부세 논란을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민주당이 종부세 폐지가 당의 공식입장은 아니라고 했지만, 대외적으로 무게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당의 원내대표나 최고위원이 공식적으로 종부세의 대폭완화나 심지어 폐지까지 언급한 것은 그동안 종부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외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민주당에서 촉발된 종부세 개편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5월 말 여당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종부세를 비롯한 부동산 세제 전반을 개편하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했고,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 일부의 종부세 개편방안에 대한 제안을 적극 환영한다면서 여당도 종부세를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까지 나서 종부세를 완전히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종부세 전반을 재검토해서 과세형평과 시장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종부세 개편은 거의 기정사실화되기에 이르렀다.

종부세 개편과 관련된 이런 기류에 대해 6월초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종부세에 대한 접근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올해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제출하는 것에 맞춰 민주당도 종부세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 호흡조절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리고 정부도 종부세 폐지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더라도 올해 세법개편에서는 우선 종부세의 징벌적 과세체계부터 정상화하는 측면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듯 정치권과 정부 내에서 종부세와 관련된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마침 지난 5월 말 헌법재판소에서는 2020년 및 2021년 귀속분과 관련된 구 종합부동세법(“종부세법”)에 대한 위헌소원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이 있었다. 

먼저 2020년 귀속분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2018년 말 종부세법의 개정을 통해 주택분 종부세에 대한 과세를 강화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해당 종부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종부세의 납세의무자, 과세표준, 세율 및 세액, 세부담 상한 등에 관한 규정들이 모두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 과잉금지원칙, 조세평등주의, 신뢰보호원칙 등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그리고 2021년 귀속분과 관련해서는 2018년 말의 종부세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자 정부가 부동산 투자 내지 투기적 수요의 억제를 목적으로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추가로 개정한 종부세법 규정 중 주로 개인 다주택자 및 법인에 대한 주택분 종부세를 강화한 것에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 조항들이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 과잉금지원칙, 조세평등주의, 신뢰보호원칙 등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종부세법 제1조에서는 종부세법의 목적을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여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문이 종부세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운용돼야 하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종부세는 일정 가액 이상의 부동산 보유에 대한 과세강화를 통해 부동산 가격안정을 도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려는 정책적 목적을 위해 부과되는 것으로서, 종부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종부세 과세의 근거조항들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종부세가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면서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해서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따져보고, 그렇지 않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종부세제도를 개선해 나갈지 아니면 아예 종부세를 폐지하는 게 타당할지 등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게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종부세 개편과 관련해서 언급되고 있는 발언들을 보면, 먼저 윤석열 대통령은 종부세 폐지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는 종부세를 징벌적 과세라고 발언했다. 그리고 민주당의 원내대표는 실거주 1주택에 대한 종부세 폐지론을 얘기하면서 이를 통해 전 정부와의 차별화와 표심 획득을 언급했고, 역시 종부세 폐지를 주장한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도 전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정권 재창출 실패요인 중에 하나였다면서 종부세가 징벌처럼 되었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종부세가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없이 유권자의 표심획득을 수단으로만 접근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제라도 종부세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평가를 통해 종부세의 개선방안이나 존치 여부에 대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서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세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현)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
• 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 현)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우회 회장
•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 국립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졸업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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