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4월까지 걷힌 부가가치세가 4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법인세 실적으로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정부는 앞으로의 부가세 수입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부가가치세 수입은 40조3천억원으로 집계돼 작년보다 4조4천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 역대 가장 많다.
1∼4월 부가세 수입은 2016∼2019년 30조∼33조원대를 기록하다가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29조5천억원으로 줄었다. 그 후 2021년 34조4천억원, 2022년 39조7천억원으로 늘었다가 작년에는 35조9천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국내 소비 증가가 부가세 수입을 견인한 것으로 세제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부가세는 1월, 4월, 7월, 10월에 나눠 신고하고 납부한다. 1분기(1∼3월) 매출에 대한 부가세는 4월에 낸다.
한국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어 전 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0% 늘어났다.
반면 수입 감소와 자영업 불황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1분기 수입은 작년 같은 분기보다 11.1% 줄었다. 4월(5.4%) 들어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지난달(-2.0%) 다시 소폭 감소했다.
또한 정부는 앞서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가세 납부 기한을 1월에서 3월로 2개월 연장했는데, 유예 규모 6천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천억원만 유예 기간 종료에 맞춰 걷힌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된 고물가에 물가 상승분이 반영돼 부가세가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고려해도 1∼4월 부가세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2.2%로 나타나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4월 누계)인 3.0% 훌쩍 웃돌았다.
기재부 내부적으로는 예산 편성과 재정 운용 전략을 짜기에 앞서 그나마 부가세가 세입을 안정적으로 지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가세를 제외하고 전체적인 세입 수준은 법인세가 대폭 감소하면서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1∼4월 법인세는 역대 최대규모의 세수펑크가 났던 작년보다도 12조8천억원(35.9%) 급감했다.
정부는 올 한해 367조3천억원의 세금을 걷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4월까지 걷힌 총국세는 125조6천억원에 그쳤다. 진도율은 34.2%로 최근 5년 평균(38.3%)을 밑돌뿐 아니라 대규모 세수 결손이 났던 작년(38.9%)보다 낮다.
부가세를 뒷받침하는 민간소비는 하반기 들어 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1.8%로 예측하면서 상반기 1.4%에서 하반기 2.2%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동일하게 상반기 1.4%, 하반기 2.2%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4∼5월 수입이 1분기보다는 좋아지는 흐름"이라며 "국내 소비도 앞으로 더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