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이어 수익성도 '빅3' 공고화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이 글로벌 2위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을 처음으로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톱5' 완성차업체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판매량에 이어 수익성까지 '빅3' 위치를 공고히 했다.
12일 지난해 판매량 기준 1∼5위 완성차업체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올해 1분기 66조8천714억원의 매출과 6조9천8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176만7천대를 팔아 지난해에 이어 판매량 순위도 3위를 유지했다.
글로벌 1위인 도요타그룹은 올해 1분기에 해당하는 2023회계연도 4분기에 매출 11조726억엔(97조5천400억원), 영업이익 1조1천126억엔(9조8천억원)을 거뒀다.
2위인 폭스바겐은 올해 1분기 매출 754억6천만유로(111조5천500억원), 영업이익 45억9천만유로(6조7천800억원)를 나타냈다.
현대차에 이은 4위인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판매량(169만9천대)과 합산 영업이익률(약 4.3%), 판매단가 등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은 현대차그룹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마지막 '톱5'인 GM그룹은 매출 430억1천400만달러(59조원), 영업이익 37억3천800만달러(5조1천억원)로 집계됐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원화 환산)에서 현대차그룹은 폭스바겐그룹을 누르고 도요타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부터 급등한 환율을 고려해도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폭스바겐그룹을 넘은 것은 올해 1분기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톱5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8.7%)와 기아(13.1%)가 합산 10.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도요타그룹(10.0%)과 GM그룹(8.7%), 폭스바겐그룹(6.1%), 르노-닛산-미쓰비시(4.3%)를 모두 앞질렀다.
수익지표가 다른 대중 브랜드에 비해 높은 고급 브랜드 BMW(11.4%)와 메르세데스-벤츠(10.7%)에 비해서는 소폭 뒤지지만, 기아가 올해 1분기 이를 넘어서는 13.1%를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낸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이전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고수익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그룹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 상태(캐즘)에 빠져 전망은 엇갈린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지금처럼 고부가가치 및 하이브리드 차종을 강화해 현재 실적을 뒷받침하고, 미래를 위해 전기차와 수소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갈 경우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입장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고 있는 도요타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수소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며 "제네시스의 해외시장 개척, 소프트웨어 부문 고도화 등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