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벨기에 자본 오비맥주 횡포, 국부유출”…”무기한 1인 시위”
벨기에 기업 오비맥주(대표이사 배하준)가 4월1일부터 주점 업소용 맥주값을 올리기로 하자, 주점 사업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오비맥주는 그러나 “세금(주세)가 올라서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최원봉 사무총장 대행은 31일 본지 통화에서 “외국기업이 코로나19로 가장 오랜 기간 집합금지명령 등 피해를 본 주점 업종에 대해서만 맥주 공급가격을 올리겠다는 것은 최대 피해자들의 추가적 희생을 국부유출로 빼돌리는 작태”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조영육 유흥업중앙회 상임부회장은 “주점들은 최근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서 밤 10시까지만 영업을 하면서 거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가정용 맥주 가격은 올리지 않고 주점 공급분만 맥주값을 올리는 것은 쓰러진 자를 짓밟는 가혹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부규 단란주점업중앙회장도 본지 통화에서 “맥주값 인상은 결국 주점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결국 국가 전체적으로 부담이 늘어나 국부가 OB맥주 벨기에 본사로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하게 분노를 표시했다.
한국유흥업중앙회는 오비맥주의 주점 공급용 맥주가격 인상 방침을 전해듣고 지난 25일 긴급이사회를 소집, 대책을 수립했다. 중앙회가 오비맥주 경영진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본사 부장급 간부가 면담에 응해 별다른 업계 목소리 경청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주점업계의 설명이다.
최원봉 사무총장 대행은 “주점 업계가 직접 확인해보니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등 경쟁 맥주회사들은 주점 공급용 맥주가격을 올릴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면서 “하지만 오비맥주가 올리면 결국 나머지 업체들도 슬그머니 올릴 수 밖에 없어, 맥주소비자들은 코로나19라는 최악의 경제상황에서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내몰리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유흥주점들과 단란주점 등 주점업계는 1일부터 오비맥주 본사가 입주한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최 사무총장 대행은 “1인 시위로 시작하지만 앞으로 전국적으로 오비맥주 규탄을 위한 1인 시위와 집회, 불매운동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외국기업의 횡포에 맞서 국산맥주장려 등 애국운동으로 승화시켜 주점업계에만 맥주가격을 올리는 조치를 그만둘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부유출을 획책하는 벨기에 기업의 매출이 연간 1조5400억원이 넘는데, 이 어려운 상황에서 맥주값을 올려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데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비맥주는 지난 22일 “주세 조정에 따른 세금 인상분을 반영해 다음 달 1일부터 '카스프레시', '카스라이트', '오비라거', '카프리' 등 일부 제품의 출고 가격을 1.36%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에는 330㎖ 병 제품과 페트병 제품이 포함됐고, 캔 제품은 제외됐다. 이번 인상으로 카스프레시와 카스라이트 330㎖ 제품 출고가는 845.97원에서 857.90원으로 11.53원 오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올해 맥주에 붙는 주세 종량세가 1ℓ당 830.3원에서 834.4원으로 4.1원(0.5%) 인상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