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삼성 경력자 14.4%로 ‘최다’…외국계 출신 5년 새 7.9%P 상승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오너 출신 대표이사를 줄이고 외부인사를 적극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세계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대내외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1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대표이사 650명 가운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580명의 출신을 분석한 결과 전문경영인은 466명으로 전체의 80.3%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정기인사를 반영해 2월 말 시점으로 집계했으며 전문경영인의 평균 근속기간(4.5년)을 고려해 2015년과 비교했다.
전문경영인 비중은 5년 새 4.3%포인트(p) 상승했다. 2015년에는 대표이사 525명 가운데 전문경영인은 399명으로 비중은 76.0%였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한 대표이사 비중이 늘었다. 2015년 외부 영입 대표이사는 22.9%(120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27.6%(160명)로 4.7%포인트 높아졌다.
2015년 대표이사의 경우 내부 승진이 53.1%로 가장 많았으며 오너 일가(24.0%), 외부 영입(22.9%) 등의 순으로 외부 인사 비중이 가장 작았다.
올해는 내부 승진(52.8%)은 비슷했으며 오너 일가가 19.6%로 줄었고, 외부 영입은 27.6%로 늘었다.
CEO스코어는 "세계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기업들이 대내외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방수 역할'의 외부 전문가 영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외부에서 영입한 대표이사를 출신별로 보면 '범삼성' 출신이 14.4%(23명)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외국계 기업 13.8%(22명), 금융권 13.1%(21명), 관료 12.5%(20명) 등이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했다.
범삼성 출신은 5년 전에도 15.0%(18명)로 1위였지만 비중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외국계 출신은 대폭 늘었다.
외국기업 출신 대표이사는 2015년 5.8%(7명)에 그쳤지만, 5년 만에 7.9%p 높아졌다.
지난해 LG화학 대표이사로 영입된 신학철 부회장이 대표적 외국계 출신이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 쓰리엠(3M)에서 총괄 수석부회장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를 쓴 바 있다.
또한 BNP파리바와 소프트뱅크 코리아를 거친 대림산업 김상우 부회장과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출신의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인 윤병석 SK가스 대표 등이 주요 사례다.
아울러 전체 대표이사 가운데 여성 비중은 2015년 1.0%(6명)에서 올해 1.4%(9명)로 소폭 상승했다.
대표이사 평균 연령은 59.5세로 5년 전보다 0.9세 상승했고, 지역별로는 영남과 서울 출신이 전체의 61%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