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최 광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세제(稅制)와 세정(稅政)은 국가의 경제적 번영을 구가하기 위한 경제체제의 기본 틀이다.
정보화 세계화 노령화의 와중(渦中)에서 그리고 기술 자본 인력이 시공(時空)을 초월해 움직이는 무한 경쟁의 여건에서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인 우리경제가 새로운 경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위해서는 참으로 효율적인 세제와 세정의 구축이 요청된다.
현행 누더기 세제는 우리 몸에 맞지 않은 지가 오래되었다. 자본, 고급 두뇌, 고급기술의 확보가 오늘날의 국제경쟁의 관건인 상황에서 공평성의 명분이나 국내 정치에 사로잡혀 현제와 같은 조세정책을 추진한다면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만다.
이 보고서는 대한민국 세제와 세정의 근본적 개혁을 주창한다. 세제를 보는 국민의 의식도 지도자의 철학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세제는 간단하고 명료해야 한다. 세제가 혹사될 때 국민도 혹사당한다.
봉급생활자에 대한 세 부담 경감, 서민층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고유가에 대비한 유류세 인하, 초과 징수된 세금의 내수 진작용 추경편성 등과 같은 대증요법적 대응에서 벗어나 근본적 세제개혁이 추진될 때만이 우리 경제가 제2의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조세체계는 14개 세목(稅目)의 국세와 16개 세목의 지방세로 도합 30개의 세목으로 조세체계가 매우 복잡하다. 세목 수가 많으면 제도가 복잡해지고 납세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지면 납세와 징세의 비용이 높아진다. 30개의 세목을 10개 내외로 축소할 것을 제안한다.
어느 나라든 세제개혁의 핵심은 소득세제 개혁이다. 소득세제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평율세제(flat rate income tax)와 이원소득과세(dual income tax)를 합친 이원평율소득세제(dual flat rate income tax)의 도입을 검토하자.
현행 30개의 세목 중 형평성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세금인 법인세를 폐지하고 소득세와 통합하자. 법인세의 폐지로 법인원천소득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소득세로 대체하기에 실질적으로 세수는 감소하지 않으며 세 부담의 공평성은 오히려 증대된다.
상속세 부과는 장기적 관점에서 효율성 상실과 경제 활력 저하 그리고 성장잠재력 훼손으로 귀결되는바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과세로 대체하자.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차손의 공제를 허용한다는 전제하에 주식양도소득에 대해 과세하자.
재산세 형태의 보유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고(장기적 점진적으로)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록세 등 거래에 대한 과세는 대폭 인하되어야(가능한 빨리) 한다. 부동산 관련 세무조사는 개념이 불분명한 투기관점의 세무조사에서 탈세에 대한 세무조사로 전환하자.
재화나 용역에 대한 소비과세가 강화되어야 한다. 만약 재정 수요 때문에 증세가 불가피하면 부가가치세의 세율 인상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술, 담배, 휘발유의 경우 외부불경제를 유발함으로 세금의 부과로 오히려 효율성이 증대되어 소위 이중배당(double dividend)을 가져오므로 술, 담배, 휘발유에 대해서는 과세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세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과세대상이 되지 않던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여 지방세의 세목으로 책정하고, 소득세 등 지역집중도가 낮은 국세에 대해 중앙과 지방정부가 세원을 공유하는 공동세제를 도입하고, 지방세의 기존 탄력세율제도를 적극 활용하게 하고, 자동차세·담배소비세·사업소세 등 3개 세목의 정액세 과세방식을 정률세 방식으로 전환하자.
국세, 지방세는 물론 연금보험,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보험을 통합해 징수하는 「국민납부지원청」의 설립을 제안한다.
세제개혁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 현행 세제발전심의회보다 격상시켜 대통령 직속 하에 두고 보다 장기적인 활동기간을 부여하고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법에 규정된 절차와 내용에 따라 납세자가 소정의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도록 도와주면서 동시에 납세의무를 게을리 한 납세자에 대하여는 철저히 제재를 가하는 정도(正道) 세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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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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