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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머니게임은 끝났다”
“강남 집값, 머니게임은 끝났다”
  • jcy
  • 승인 2006.04.1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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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내릴 일 만 남아”… ‘버블 경고’ 잇따라
8·31 부동산정책 추가대책이 발표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강남 집값도 정점에 도달했고, 거품 붕괴 우려마저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세금통지서'가 날아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는데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수요마저 급격히 줄어들 경우 강남 아파트값 급락 현상도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투기세력의 '강남 몰빵'이나 '묻지마 투자'를 감안하면 과연 최고점에 이르렀나 하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도 이미 어깨 수준을 지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부터는 향후 거품 붕괴나 하락국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시장 분위기 급격히 위축 될 것"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수석연구원은 "이제는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홍 연구원은 "다른 지역은 이미 하향세로 돌아섰으며 강남권도 조만간 약보합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연구원은 "현재 일부 오르는 것도 거래를 동반한 것이 아니라 호가만 높은 것" 이라며 "재건축규제강화가 8월 입법되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산세와 종합소득세 부담 등을 실제 피부로 느끼게 되면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강남권 상승 분위기에 일조했던 판교 개발 심리와 우월적 입지여건 등도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고, 수도권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금리 상승과 다주택자의 주택담보 대출 제한 강화로 투기적 수요가 위축되면 전반적으로 거품이 꺼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 연구원은 "지금은 잠시 과도기일 뿐"이라며 "앞으로는 내릴 일만 남았다"고 했다.

이 같은 지적은 현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들에 따르면 집값 불안의 진원지였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일부 단지에서 하락세가 나타나는 등 상승세는 완전히 종지부를 찍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지난달 추가대책 발표 직전 2주 동안 각각 0.72%, 0.68%로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다 대책 발표 이후 2주 동안 각각 0.27%, 0.20%로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특히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 송파 일대 초기 재건축 단지의 가격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강남권 전체 집값 하락을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원은 "7, 9월 재산세, 12월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실제로 받아들게 되면 세금 부담이라는 정책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수요위축에다 금리인상·대출규제 등으로 돈줄을 죄는 것도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본격적인 집값 상승기였던 2001~03년 주택거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거래두절 현상은 본격적인 조정을 앞둔 신호라는 분석이다. 주택도시연구원 지규현 박사는 "주택거래가 감소하는 것은 향후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 때문에 시장에서 수요자들이 주택거래를 미루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그동안의 상승세가 막바지 단계에 이른 시점으로 3·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하락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강남 거품, 얼마나 끼어 있나

전문가들은 지금의 강남 집값은 강남의 입지여건 등 ‘펀더멘털’(실질적 본질가치)을 이미 반영한 상태이며 여기에 투기적 심리 요소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김정호 교수는 “평당 6000만 원은 강남 집값의 내재가치를 훨씬 넘어선 ‘버블’로,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소득규모를 감안하면 선진국의 최고가 주택과 비교해 강남 아파트 가격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 KOTRA 조사결과 우리나라 최고가 아파트의 평당 가격(5250만 원)은 우리 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배 이상 높은 일본의 도쿄 가든힐스(평당 5860만 원)와 맞먹는다. 국민은행 조사결과 강남권 아파트 값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11월부터 7년 5개월간 상승률만 117%로 전국 평균상승률(22.8%)보다 5배 이상 올랐다. 이 기간 동안 강남권 거주자들의 소득은 40.6% 상승에 그쳐 소득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셈이다.

이 같은 이상 과열로 근로자 평균 가구소득 대비 평균 주택가격(PIR)은 강남아파트가 13.5배로 전국PIR(5.5배)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주택도시연구원 김진유 박사는 “영국이 4.6배, 미국이 2.7배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평균 아파트값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강남은 거품이 너무 많다”며 “추가적인 금리인상으로 주택가격이 하향 조정되면 지금까지 가격 상승 폭이 컸던 강남지역 집값 하락이 빠르게 일어날 수 있으며 하락기간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경제연구원 조사결과 2004년 이후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의 아파트 가격은 이자율, 임대소득, 세금 등을 고려해 산출한 적정(균형) 가격에 비해 13.7% 높아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억짜리 아파트의 경우 1억 원 가량이 거품이라는 얘기다. 금융경제연구원 이준희 통화연구실 과장은 “분석대상을 가격이 급상승한 지역만을 고려할 수 있다면 거품 정도가 커질 것"이라며 ”이 같은 거품은 무엇보다 강남 주택시장이 비효율적으로 작동하는데 기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격은 일반 경기를 반영하기 마련인데, 지금 강남권은 머니게임 양상을 띠면서 일반 경기와 따로 놀고 있지만 악재가 겹쳐 충격이 올 경우 아파트 시장이 일시에 무너질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지막 폭탄돌리기 시작됐다

생활경제연구소 김방희 소장은 "일본의 경우 버블경제 이후 금리가 인상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4분의 1로 폭락했다"면서 "부동산 규제책과 함께 금리인상 기조가 강남권 투기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다들 강남을 기웃거리고 있지만 폭탄돌리기가 끝나면 게임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부동산 정책을 일관성 있게 2~3년간 추진하면 강남 집값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하반기로 갈수록 세금회피성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며 " 보통 시장은 정부대책이 나온지 3~4개월쯤 지나면 정책에 대한 내성이 생겨 국지적인 상승이 나타날수도 있지만 정부는 이런 현상에 현혹되지 말고 어떤 일이 있어도 지금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확고한 시그널(신호)를 보내면 전체적인 집값 안정과 함께 강남 거품도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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