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조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전사적 노하우 총집결
LG가 국내 최대 규모 디스플레이 구동 칩 설계업체 실리콘웍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LG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거쳐 실리콘웍스의 최대주주 코멧네트워크가 보유한 지분과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지분을 각각 장외취득 등의 방법을 통해 실리콘웍스 지분 20%를 확보한다.
실리콘웍스는 디스플레이 관련 업종을 영위하고 있지만, 업계는 이번 인수를 LG가 추진하는 자동차용 전장부품(전자장치 부품을 총칭하는 말)사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의 지능화 추세는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지만, 자동차 제어와 전기차 부품 외에도 운전자와 상호작용하는 통신간 접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비게이션부터 앞차와 뒤차간 간격을 측정해 최선의 안전운전 정보 확보까지 궁극적으로 자동운전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기존 전자사업 규모를 유지한 채 LG이노텍(전장부품)을 중심으로, LG화학(2차 전지),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로 빠르게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맥킨지는 내년 전 세계 전장부품 시장규모를 2000억달러(204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2004년 1200억달러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LG전자가 영위하는 스마트폰, 가전시장보다 전장부품 시장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성장동력이 제한된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보다 전장부품 사업에서 알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자동차 부품 전문 설계 업체 브이엔에스를 인수하고 7월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본부 밑엔 IVI(내비게이션, 차량용 오디오·비디오 제조), H&M(전기차용 모터·인버터·컴프레서 개발), VE(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담당) 등 3개 부서를 배치했다. 또 인천에 3100억원을 들여 연구개발 단지도 만들었다. 그간 축적된 통신·전자·센서·모터·2차 전지·디스플레이 등 각 부문의 역량을 총집결한다.
이 분야에서 LG가 실리콘웍스에 기대하는 장점은 자동차 센서 및 센서용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부문일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이번 결정이 실리콘웍스에도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6% 느는 등 수익성 기반은 탄탄한 편이지만, 시장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는 태블릿PC형 디스플레이 비중이 높은 것이 우려대상이었다.
LG가 아낌없이 투자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경쟁업체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삼성과 현대모비스가, 해외에선 독일의 보쉬와 일본의 덴소 등이 포진해 있다. 특히 세계 1위 전장업체인 보쉬는 연 매출의 8~9%를 아낌없이 연구개발비에 퍼붓는 회사다. 2012년 투자액은 48억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6조7000억원에 달한다.
저작권자 © 日刊 NTN(일간N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승주 기자
ksj@intn.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