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시공사 대표) 등을 포함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발 페이퍼컴퍼니 역외탈세 의혹 건에 대한 당국의 전방위 조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부 주도로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사정·외환·과세당국이 다음주부터 사실상 합동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금감원에 이어 관세청도 이미 전 씨에 대해 수출입거래를 위장한 불법외환거래를 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7일 “검찰 주도로 다음주 중 국세청, 금감원, 관세청,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는 1차 실무협의회 모임이 열린다”면서 “조세피난처 관련 역외탈세 혐의자들에 대한 정보교류를 포함해 실시간 협업 체제를 구축한다는 의미로, 검찰이 제안해 주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를 통해 국세청은 조세 및 탈세 여부, 관세청은 해외의 3자를 경유한 불법외환거래 및 역외탈세, 금감원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검증 결과를 교환해 향후 조사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전 씨를 포함해 20여 명 안팎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역외탈세를 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정밀 검증을 하고 있다.
금감원은 전 씨가 페이퍼컴퍼니인 ‘블루 아도니스’ 법인 계좌를 만든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과 관련해 아랍은행 서울사무소를 통해 외환거래 자료 협조 요청을 할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도 “전 씨의 외환거래를 대상으로 수출입거래를 위장(가장)한 불법송금 가능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으로부터 평소 수출입 관련 외환송금 자료를 받고 있다”며 “수출입거래와 외환거래를 함께 검증해 불법행위 여부를 따져 보고 혐의점이 포착되면 자료 제출 요구와 함께 압수수색을 통한 수사 착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이미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이수영 OCI 회장 등 12명을 대상으로 역외탈세 여부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에 대해 상당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