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세정을 위한 배려와 나눔
▲ 鄭昌泳(本紙 編輯局長) | ||
전군표 국세청장이 18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전 청장은 지난해 이즈음 국세청이 ‘절체적 과도기’를 맞은 상황에서 국세행정 최고 사령탑에 올랐다. 소위 비상으로 출발했고,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전 청장의 지난 1년을 ‘모둠’한다면 그것은 ‘작은 성공’의 연속이었다. 우선 꼽자면 재정 불안정 시대의 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정권적 도전에 직면했던 종합부동산세 신고에서는 ‘만루홈런’을 쳤다.
세부담 불공평 대표 사각지대인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연중무휴 세무조사 서치라이트를 드리댔으며 망국론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국세청은 투기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가장 늦게 철수’하는 정성을 쏟았다.
‘따뜻한 세정’을 표방하며 영세 사업자들의 어려움에 손을 내밀면서도 세금 거둘 건 철저하게 거뒀고, 손 볼 곳은 확실하게 손보는 국세행정을 운용했다. 우리 세정에 엄정한 ‘칼등과 칼날’이 있다는 것을 때마다 강조했다.
취임하자마자 눈앞에 다가온 ‘서울 OECD 국세청장 회의’는 역대 최고 대회라는 평가와 함께 폐회식에서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대한민국 국세청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글로벌 세정을 가슴에 품고 구두가 닳도록 해외출장을 다녔다.
국제조세 분야를 ‘우리세정의 불루오션’이라고 강조하고 이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을 통해 세정 실무정보를 국민 앞에 오롯이 공개했고, 세정 내부적으로 ‘신 인사행정 시스템’을 만들어 ‘말 많은’ 인사행정 투명화 정착을 서두르고 있다.
직원들의 어려움에 먼저 손 내밀며 복지와 청사환경 개선에 땀을 쏟았으며, 우편물 자동화 센터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하나하나에 열정을 쏟았다. 전군표 국세청장 1년은 실무적으로 국세청이 제자리를 잡는 ‘풍경’으로 이어졌다.
Ⅱ
지금 국세청은 바로 앞에 놓인 변화와 기회 앞에 가슴 벅찬 호흡을 하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다양화 복합화에 깊숙이 진입했고, 행정도 수행해야할 업무의 근본적 패러다임이 변했다.
국세청 업무가 어디까지, 어떻게 변해갈지 전통적 개념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학계에서조차 현안인 근로소득지원세제나 사회보험업무가 국세청 업무가 될 것이라는 예상조차 못했던 것이 단적인 예다.
결국 행정에서도 전통이나 관행에 앞서 새로운 질서에 따른 효율이 전제되고 이에 맞는 업무분장이 진행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이제 실무적 효율과 합리는 기본이고 앞으로 국세행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선장의 리더십’일 수밖에 없다.
판에 박힌 업무를 ‘루틴’하게 돌리던 시절에는 ‘관리’가 우선했지만 말 그대로 ‘판’이 바뀌는 판에서는 냉철한 예지력으로 변화를 읽고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하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만약 FTA 시대에 관세청이 전통적인 관광객 휴대품 통관업무에 목숨 걸고 있다면 조직의 미래가 있을까?
Ⅲ
전군표 청장은 취임 이후 일관해서 국세행정 콘셉트로 ‘인재양성’과 ‘시스템 세정’을 강조했다. 맞는 판단이다.
그러나 ‘업적’으로 평가되는 세수 초과달성도 그렇고, 종부세신고도, OECD 국세청장 회의도, 글로벌 세정도, 엄정 세무조사...등 많은 부분이 국세행정의 체계적·계획적 시스템에 의해 달성된 것이라기보다 상황에 대한 ‘의지’와 ‘노력’의 공이 훨씬 컷던 면이 있다.
물론 과거와 달리 크게 발달된 지원시스템이나 양질의 인적자원 뒷받침은 있었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앞으로’에 대한 과제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세행정을 국민 속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전군표 국세청장이 취임 2년차부터 풀어야할 과제는 무엇일까. 이는 국세청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고 세정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일 것이다.
이 소중한 과제를 풀기위해서는 우선 조직 내부적으로 절대적 공감 형성이 필요하다. 국세청 정서는 늘 이 같은 과제를 추진할 때 명확한 조직목표와 꼼꼼한 ‘과제의식’의 설정을 필요로 했다.
전군표 국세청장의 1년은 내실을 챙기면서 변화 예고를 효과적으로 공감시켜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밋밋한 표현 같지만 ‘내실’과 ‘변화’가 담긴 의미가 아주 큰 주제이다.
전 청장 평소 “한 치 사심 없이 국세행정의 내일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싶다”는 소회를 말했다. 또 “후배 청장이 잘 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놓는 것이 사명”이라고도 했다.
기자는 전 청장의 이 같은 심경을 ‘다음 세정을 위한 배려와 나눔’의 솔직한 표현이자 국세행정에 대한 애정의 진정성을 밝힌 대목으로 받았다. 아울러 조급을 버리고 묵묵히 과제를 풀어가 우리 국세행정사에 굵은 글자로 기록되는 청장으로 남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日刊 NTN(일간N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3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