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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예산낭비와 인력 낭비
[칼럼] 예산낭비와 인력 낭비
  • lmh
  • 승인 2007.02.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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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 이형수 (NTN 상임논설위원)
   
 
 
예산낭비 근절운동을 벌인 빵집 주인

일본 도쿄의 한 빵가게 주인은 우연히 학교 영양사들이 여름방학 때 무슨 연수를 받는가 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몇 차례 전화를 걸어 연수장소와 프로그램을 확인해 보니 세미나 참석이라는 명분으로 관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이후 그는 가게를 선전하는 팜프렛을 돌리면서 그 한 구석에 “오늘의 예산낭비 사례”라는 난을 붙임으로써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예산낭비 그것은 결국 국민들의 세금을 갉아먹는 것이고 국가재산의 확대재생산을 차단시키는 것이다. 그러기에 새로운 세원을 개발하고 세법을 엄정히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예산낭비를 찾아내고 시정하는 것이 기생충약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예산낭비에 무감각한 사람들

연말이면 도로가 파헤쳐진 데가 갑자기 많아지고 멀쩡한 보도블럭들이 여기 저기서 새로이 교체되는 것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지만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와 다른 사례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자.

1. 지방 실정에 어울리지 않게 건설된 대형 월드컵 경기장들이 활용도가 거의 없어 연 수십억원의 운영적자로 지방 예산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예컨대 대구월드컵 경기장의 2004년도 운영적자는 31억원이었고, 대전월드컵 경기장은 건설비가 1천3백억원이 들었으나 월드컵 기간 중 경기가 단 3번 열렸고, 그 후 연 30∼50억원의 운영적자를 보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월드컵 경기장만이 아니다. 전남 무안군의 종합 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은 설계변경 후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져 이미 투자한 국비 107억원이 내팽개쳐진 상태이고, 서울 관악구 공영주차장 증축계획 역시 보류되어 서울시에서 지원한 14억원이 사장되고 설계용역비 9천만원이 날아가는 등 예산낭비 사례를 열거해 나가면 납세자들의 분통이 터질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것 같다.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 건설한 어느 지방공항이 탑승객이 거의 없어 파리만 날린다는 이야기도 같은 부류의 엄청난 예산낭비이다.

2. 건설공사는 당초 도급업체로부터 하도급업체들로 내려가게 되는 데 직접 시공을 하는 하도급업체의 공사비용이 당초 설계금액의 55% 정도라고 한다. 즉, 45%가 하도급 과정에서 녹아 없어져 버리는 셈이니 구조적으로 예산낭비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3. 경제부처에서 30년간 근무해온 공무원이 최근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고발하는 책을 발간해 화제에 오른 바 있다. 그는 1981년 당시 1,100원이면 족한 컬러TV 시청료가 상부에 대한 로비에 의해 3,500원으로 책정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경영합리화에 의해 수지타산을 맞추려 하지 않고 손쉬운 요금인상의 방법을 택했다면 이 또한 지탄받아야 할 국력낭비의 하나라 할 것이다.

인력의 낭비

요즈음 부동산에 대한 세금은 폭탄수준이라고들 한다. 반면에 국가공무원에 대한 총 인건비가 99년도에 10조9천억원이었던 것이 7년만에 그 2배인 20조4천억원이 되었다.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큰 정부를 지향한 결과이다. 그만큼 인력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대국민서비스가 좋아 졌는가? 다음의 예들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중국 선양의 한국영사관에 구원을 요청한 한국국민이 영사관男에게 전화상으로 문전박대를 당하고 그 이전에는 대사관女의 한심한 대민업무자세가 지탄을 받은 사실이 각 언론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

또한 다 아는 이야기지만 얼마전 감사원에서 OECD가 보낸 공문을 공개한 바 있다. 한국에서 OECD에 파견된 공무원들이 너무 많은데다가, 대부분 자질이 떨어지고 의사소통도 잘 안되고 문서작성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다. 국제적 망신은 물론 국가예산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작년말 단행된 국세청 고위공무원 전보인사를 보면 지방국세청장 임기 6개월 관행이 굳혀져 가는 것 같다. 부산청장, 광주청장, 대전청장 등 2급 청장들은 연달아 3번 모두 6개월만에 자리바꿈을 하였으니 말이다.

인사적체를 해소하면서 가능한 한 퇴직하기 전에 지방사령관을 한 번 시켜준다는 배려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다면 그 자리는 아무나 앉아도 되고, 또 아무도 안 앉아도 되는 자리인가라는 의문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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