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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천년 전의 세금 논쟁
[칼럼] 이천년 전의 세금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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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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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 김진웅 (NTN 논설위원)
   
 
 
예수가 활동하던 시절은 지금으로부터 약 이천여 년 전이다. 그 시절에도 세금은 매우 예민한 사회적 이슈였음을 성경은 곳곳에서 생생히 전하고 있다. 그 중에는 마태복음 22장 16~22절에 소개된 유명한 세금논쟁 이야기 한 편이 있다. 당시는 로마가 유럽을 식민지배하던 시대였다.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가 로마를 무적의 나라로 만들어 놓은 시절 이야기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말론 브랜도와 데보라 커, 제임스 메이슨, 존 길거드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던 명화 ‘줄리어스 시저’를 떠올릴 것이다.

당시 막강한 로마 황제는 모든 식민지에 세금(Tribute and Services Tax)을 부과하였고 모든 사람들은 로마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당시의 화폐 데나리우스(denarius)로 세금은 바쳐야 했다. 동전 데나리우스에는 막강 로마 황제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당연히 식민 이스라엘에서는 그 세금을 내지 말자는 운동이 일었다.

납세 거부는 로마 제국에 대한 도전이자 반역이었다. 수천 년 전에 정치적으로 발생한 조세저항 운동인 셈이다.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예수를 따르던 많은 이스라엘의 지지자들은 언젠가는 예수가 로마의 지배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출해 주리라 믿었다.

이런 사회적 배경하에서 예수를 미워하는 바리새인들이 그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하여 예수에게 세금 논쟁을 제기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을지 모른다. 필연대로 바리세파 교인들과 헤롯 당원들을 예수에게 로마제국에 세금을 내어야 할지를 물었다.

그들은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예수의 실언을 유도하였다. "선생님(Teacher)이여, 당신은 참되시고 참으로써 하나님의 도를 가르치시는 분이시므로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한지 우리에게 이르소서. 로마의 시저에게 세를 바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입니까?"

이 질문은 '하나님의 나라'를 신봉하는 이스라엘의 예수를 함정에 빠뜨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나님의 나라에 충성한다면 시저의 나라인 로마 제국에는 충성할 수 없다는 것인데, 당신은 시저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다고 보는가?' 이 질문은 이래도 저래도 오류를 유발하는 이분법론이어서 세금을 바치라 하면 예수를 따르는 이스라엘의 지지자들을 버리는 일이요, 세금을 내지 말라 하면 로마 제국에 반역을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는 어떤 답변을 했을까? 그때 예수는 로마 황제의 얼굴이 새겨진 데나리우스 동전을 가져 오라 하여 군중에게 보여 주며 이런 명언을 남겼다. “시저의 것은 시저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 이 절묘한 답변은 마태복음 22장 21절에 기록되어 있다. 해석은 여러분들이 직접 하여 보시기 바란다.

세월은 흘러 이천 년이 지나갔다. 이제 2007년이다. 인간이 사는 사회에는 여전히 갈등과 반목이 상존한다. 우리 사회는 ‘성장이냐 분배냐’를 가지고 끝없이 싸운다. 이 주제는 세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극단적인 이분법은 여전히 바리새인들의 이분법적 논쟁에 불과하다.

사회적 화두가 이렇게 소모적이고 어리석게 진전된다면 앞으로 다가 오는 대통령 선거에는 우리가 내는 세금을 정치인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형시킬지 마냥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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