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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마음으로 만나는 대가야의 자취
[여행스케치] 마음으로 만나는 대가야의 자취
  • 일간NTN
  • 승인 2016.04.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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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은 일찍이 찬란한 고대문화를 꽃피웠던 역사 깊은 고장이다. 여기에 청정한 숲과 계곡이 있고 가야산과 낙동강이라는 걸출한 자연유산도 끼고 있다. 고령은 무엇보다 삼국시대 6가야의 하나인 대가야의 도읍지로서 곳곳에 남아 있는 고색창연한 유물 유적들은 그 가치와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대가야는 고령 지방을 중심으로 성장한 고도(古都)로서 시조인 이진아시왕을 시작으로 도설지왕에 이르기까지 16대, 52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주산에서 본 대가야 유적지

중부내륙고속도로와 88올림픽고속도로를 번갈아 타고 고령 나들목으로 나오면 바로 군청이 있는 고령읍내. 대가야의 흔적은 이곳 고령읍내에 집중돼 있다. 먼저 대가야박물관에 들러본다.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각종 기획특별전과 어린이 체험 학습실 및 문화체험마당, 문화해설사의 자세한 설명 등은 다른 박물관에서는 볼 수 없는 이곳만의 자랑거리. 특히 관람객들이 직접 토기 제작, 왕릉목관 만들기, 벽화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어 현장 학습체험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가야박물관 옆에는 돔 식 구조로 만들어놓은 왕릉전시관이 있다. 지산동 44호 고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으로 발굴 당시의 대가야 역사와 순장풍습 등을 자세하게 보고 느낄 수 있다.

☛걷는 재미가 있는 고분길

왕릉전시관을 나오면 옆으로 주산(311미터)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 이 길을 따라 300미터 정도 오르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고분군을 만나게 된다. 크기가 제각각인 수백 개의 고분군이 주산의 남동쪽 능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데 이들 고분은 대가야시대 왕과 왕족 등 통치자들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순장묘이자 이곳에서 제일 큰 지산동 44호 고분군(일명 금림왕릉)에서는 국보 제138호인 가야금관을 비롯하여 토기와 철기, 장신구 등 수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대가야의 숨결을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이들 유물들은 대체로 5-6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44호 고분은 지름 27미터 높이 6미터의 크기로 고분 중앙에 왕을 안치한 주석실이 있고, 남쪽과 서쪽에 부석실을 두고 그 둘레를 32개의 순장석곽이 둘러싸고 있다. 44호 고분 이외의 대형 고분들도 왕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분길은 중간 중간에 관광 안내판과 벤치를 두어 탐방객들이 대가야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했다. 자연석으로 다듬은 계단길과 부드러운 흙길이 번갈아 이어져 걷는 재미도 있다. 고분이 끝나는 곳에서 왼쪽 주산 정상으로 난 산길은 미숭산(해발 733m)으로 이어진다.

☛마음으로 만나는 대가야의 자취

주산 고분군을 찬찬히 둘러본 뒤 읍내 쪽 지산리로 가면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www.daegayapark.net)가 기다린다. 대가야의 역사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고분 전망대를 비롯해 고대가옥촌, 대가야입체영상관, 대가야유물체험관, 토기방, 철기방, 임종체험관, 대가야왕가마을(펜션), 가마터체험관, 우륵지, 우륵정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유물체험관에선 우수한 제련술을 보유한 대가야가 일본, 중국과도 교류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철기방과 토기방에서는 대가야의 토기와 철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4월 7일부터 10일까지 이곳 대가야박물관 주변에서는 암각화체험을 비롯해 순장문화체험, 철기문화체험, 토기문화체험, 가야금제작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2016 대가야체험축제’가 열린다.

양전동 암각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지산동 당간지주와 양전동 암각화도 대가야의 자취가 서린 곳이다. 지산동당간지주(보물 54호)는 통일신라가 대가야의 도읍이었던 이곳에 절을 세워 망국의 한을 안고 살아가던 고령 사람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세워놓은 것이다. 읍내에서 조금 떨어진 장기리 회천변 알터마을 입구에는 남향의 커다란 바위 면에 동심원과 십자형, 가면 모양 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 양전동 암각화(보물 605호)가 있다. 이 그림은 당시 주민들의 농경의식이나 제사 때 풍요를 기원하는 제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 새겨진 각종 문양들은 우리나라 선사문화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아스라한 역사의 편린

여기서 대구 방면 개진면 쪽(67번지방도)으로 가면 낙동강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푸른 낙동강이 바라보이는 개포나루터(개진면 개포리). 이곳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경상도 내륙 지역의 곡식과 소금을 운송하던 큰 포구였다. 서해안에서 나는 소금도 낙동강을 따라 엄청나게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는 이곳에 왜병들이 자주 나타나 송암 김면(金沔) 대장이 이끄는 군대와 일대 격전을 벌였다.

개포나루터 앞으로 흘러가는 낙동강 줄기

강변에 앉아 흘러간 시간을 헤아려본다. 휘우듬히 돌아가는 물줄기 저 너머로 역사의 한 페이지가 손짓한다. 개경포(開經浦)라 불리는 이곳은 옛날(조선 초기) 인천에서 큰 배로 팔만대장경을 싣고 와 내렸던 곳으로 그 당시 해인사 승려들이 경판을 머리에 이고 날랐다고 한다. 개경포의 원래 이름은 개산포((開山浦)로서 지명이 개경포(開經浦)로 바뀌게 된 것은 뫼 산(山)자 대신 글 경(經)자를 넣었기 때문이다. 한문 그대로 풀어보면 ‘글자가 열리는 나루터’가 된다. 그 당시 이곳이 지리적으로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개경포를 그냥 개포라고 부른다. 개경포기념공원에 세워져 있는 표지석이 아니라면 그 당시 이곳이 포구였다는 사실을 알기조차 어렵다.

우륵기념관

☛악성 우륵의 고장

고령은 가야금을 창제한 악성 우륵의 고장이기도 하다. 매년 열리는 전국 우륵가야금경연대회와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우륵박물관은 이곳이 가야금의 고장임을 말해준다. 갈수록 명성을 더해가고 있는 가야금경연대회를 통해 그 동안 수많은 가야금 명인들이 배출됐으며 다양한 현악기가 전시돼 있는 우륵박물관은 우륵과 가야금에 얽힌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박물관 한켠에는 전문 장인이 만든 가야금을 볼 수 있는 가야금 공방과 가야금을 연주해볼 수 있는 청금실도 마련돼 있다. 또 건너편 언덕에는 우륵 영정각과 가야금 모양의 우륵기념탑이 서 있다. 우륵기념탑이 있는 고령읍 쾌빈리의 금곡은 악성 우륵이 제자들과 함께 가야금을 연주한 곳으로 그 소리가 정정하게 들려서 ‘정정골’로 불린다.

점필재 종택

☛농촌체험 1번지

읍내에서 조금 벗어나 쌍림면 소재지에서 합천 방면(33번국도)으로 올라가다 보면 우측으로 개실마을이 나온다. 영남학파의 종조(宗祖)인 점필재 김종직(1431-1492)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선산 김씨 집성촌으로, 화개산이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한옥마을이다. 무오사화 때 화를 면한 김종직의 후손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종가의 대를 이어오고 있다. 350년 전통이 말해주듯 마을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마을 안에 조상을 모시는 재실이 다섯 개나 되고, 열녀비 효자비도 여럿 있다. 마을의 핵심을 이루는 점필재 종택은 1800년경에 건립하여 몇 차례 중수한 고택으로 앞쪽의 사랑채와 뒤편의 안채, 좌우의 고방채와 중사랑채가 전체적으로 ㅁ자형을 이루고 있다. 현재 점필재 선생 17대 종손인 김병식(78)씨가 고택을 지키며 생활하고 있다. 마을 뒤쪽에는 100여 년 된 대숲이 하늘을 찌른다. 서당인 도연재 마루에 앉아 훈장인 동네 어르신으로부터 전통예절문화도 배울 수 있다.

 개실마을에 가면 그네타기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개실마을에서 농촌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짚 멍석 만들기, 윷가락 만들기, 윷놀이, 연날리기, 그네타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연중 진행된다. 마을 한옥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는데 집 한 채를 빌릴 경우 15만원이고, 원룸은 5만원이다. 한옥은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방 내부에 주방과 욕실을 갖추고 있다. 마을 뒷산(화개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들판이 시원스럽다. 개실마을 홈페이지(www.gaesil.net)참조.

☛26번 국도를 따라가면서 보라

개실마을에서 왔던 길로 되돌아와 거창 방면 26번 국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오른편으로 죽유 오운종택으로 가는 길(이정표 있음)이 나온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의병장인 오운(吳澐:1540∼1617) 선생을 기리기 위해 후손이 지은 ㅁ자형의 고가이다. 오운은 임진왜란(1592)이 일어나자 곽재우와 함께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웠던 분이다. 솟을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안채를 비롯해 툇마루를 둔 사랑채와 고문서류와 전적류 등을 보관해 놓은 유물관이 있다. 사랑채는 이 종택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안림천 옆의 벽송정

오운 종택은 안림천을 끼고 있다. 연초록이 퍼진 하천을 따라가다 보면 산기슭으로 우람한 정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신라 말 경향 각지의 선비들이 찾아와서 토론을 벌이고, 유생들을 가르쳤다고 전하는 벽송정이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팔(八)자 모양의 정자 안쪽에는 통일신라 말의 학자인 최치원(崔致遠)과 정여창(鄭汝昌), 김광필(金宏弼)의 시문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어 그 유래를 얼추 헤아려보게 해준다. 언제 지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며, 1920년 대홍수 때 건물의 일부를 현재 자리로 옮겨지었다고 한다.

벽송정에서 길(26번국도 거창 방면)을 따라 조금 더 가면 물 맑은 안림천 옆으로 아까시나무와 느티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신촌숲’이 나온다. 간간이 불어오는 강바람이 시원한 이곳은 캠핑 장소로 그만이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고령 JC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동고령 나들목을 빠져나오면 대가야박물관, 지산동 고분군, 주산성, 우륵박물관 등이 있는 고령읍내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고령행 버스가 1일 5회 운행한다. 대구 서부터미널-고령(35분소요, 4분 간격), 부산 사상터미널-고령(2시간 30분소요, 40분 간격). 양전동암각화는 읍내에서 5분 거리인 개진면 알터마을 입구에 있다. 이정표 있음. 여기서 금산재를 넘어가면 개진면 소재지가 나오고 3분 정도 더 가면 개포나루터다. 죽유오운종택, 벽송정, 신촌숲 등은 고령읍내에서 거창 방면 26번국도를 따라가면 차례로 나온다. 개실마을은 고령읍내에서 쌍림면 소재지를 경유, 33번 국도를 타고 간다. 고령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개진 방면(개경포)으로 시내버스가 다닌다.

☛숙박= 개실마을의 민박집을 이용하거나 고령읍내와 운수면 소재지에 모텔, 펜션이 많다. 제우스모텔(956-6776), 알프스모텔(955-5117) 등. 미숭산자연휴양림(950-6737)에서도 숙박이 가능하다.

☛맛집= 개실마을에서 추어탕, 닭칼국수, 미나리강회, 쌀엿, 유과 등을 맛볼 수 있다. 읍내에 있는 소담마루(954-5292)는 푸짐한 한정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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