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 혈관에서만 나오는 특이 단백질을 찾고, 이 단백질을 억제해 항암 효과를 내는 물질을 개발했다.
암 혈관이 더 생기지 못하게 억제하는 항암제가 실제로 쓰이고 있지만, 이는 암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지 않아 부작용이 생긴다.
이번 연구 결과로 암 혈관만 찾아 없앨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김인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팀과 변영로 서울대 교수팀은 공동으로 암세포 혈관에서만 나오는 '도펠'(Doppel) 단백질을 찾았다고 30일 밝혔다.
이 단백질은 건강한 인체에서는 혈관이 아닌 고환에서 발현된다. 하지만 암이 생긴 경우 이 단백질은 암 조직의 혈관 세포에서 나오게 된다.
연구팀은 이어 도펠 단백질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 이 물질은 혈액응고제인 '헤파린'을 변형해 만든 것인데, 헤파린과 달리 혈액을 굳히지 않으면서 먹는 약으로 쓸 수 있는 형태다.
연구팀이 이 물질을 쥐에게 먹이자 쥐에 생긴 암 종양의 크기가 효과적으로 줄어들었다.
18일이 지난 뒤 헤파린 유도체를 먹은 쥐의 종양 크기는 다른 쥐의 종양 크기의 6분의 1 정도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제작한 헤파린 유도체가 도펠에 적중해 신생혈관억제효과와 항암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IST 의공학연구소 기관고유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 의학-첨단과학기술 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과 보건복지부 암정복사업으로 추진됐으며 연구결과는 학술지 '임상실험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