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진입장벽 완화 시사…"자기책임 투자선택권 돌려줘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9일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운영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기책임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필요가 있다며 시장이나 상품에 대한 투자자 진입 문턱을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모험자본 공급역량 확충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연중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넥스시장 개편안과 관련, "창업 초기기업의 코넥스 상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상장방식을 다양화하고, 예탁금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등 시장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에게 진입장벽이 되는 예탁금 기준을 현행 3억원에서 대폭 낮추고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를 통한 기관투자자의 코넥스 투자 한도(기본 예탁금 1억원)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의 지향점에 대해 임 위원장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의 꿈을 실현하는 장'이면서 노후 준비를 포함해 '삶의 여유를 선사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 시장, 업계, 투자자 모두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필요한 규제와 감독은 하되, 시장 자율성을 침해하는 불필요한 개입은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과 업계에 대해서는 "증권사의 획일적인 수익구조가 십년 넘게 문제로 지적됐고 혁신적 상품보다 인기있는 상품을 모방하는데 치중하고 있다"며 "경쟁과 혁신의 불꽃이 일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장내시장 간 경쟁은 물론 장내시장과 장외시장 사이의 경쟁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투자위험이 높은 시장이나 상품에 대해 투자자의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호하고자 했지만, 이제 투자자들에게 자기책임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을 돌려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특정 시장이나 상품에 대한 진입 문턱을 낮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높은 투자위험, 투자실패 책임, 정보 부족 등을 모험자본 투자의 장애요인으로 꼽고 ▲ 코넥스 투자자 제한 완화 ▲ 코넥스 대표지수 개발 ▲ 기업공개와 함께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기회 확대 등을 건의했다.
또 민간 주도형 모험자본 공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민간 부문의 모험자본 펀드 조성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세제 등 정책지원을 동등하게 제공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정책자금의 민간 위탁운용을 늘릴 필요성이 제기됐고, 공공부문 출자자의 보수적 투자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아울러 법 해석과 규제집행의 일관성 제고, 역외펀드에 대한 지원 확대, 펀드·사모투자펀드(PEF) 세제 정비,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의 PEF(사모투자펀드) 출자 제약 해소, 이해상충방지 관련 규제완화 등도 필요하다고 참석자들은 건의했다.
임 위원장은 "현장의 애로요인을 적극 해결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모험자본을 직접 운용하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차장, 팀장급들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임 위원장은 최경수 거래이사장을 만나 주식시장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