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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발효…수출中企는 ‘기대반 걱정반’
한-미FTA 발효…수출中企는 ‘기대반 걱정반’
  • kukse
  • 승인 2012.03.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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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증명 애로 문제생기면 수출액의 3배 과징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15일 되지만 수출 중소기업들의 표정은 그렇게 달갑지 않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원산지증명이 돼야 관세혜택을 받는데 원산지증명 발급 업무가 너무 까다로워 발만 동동 거리고 있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섬유업체 웰크론의 이경주 부사장은 애로사항을 풀어주기 위해 방문한 한국무역협회의 FTA무역종합지원센터 관계자들을 만나자마자 하소연부터 쏟아냈다. 극세사 클리너 등을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이 회사는 1년여 전부터 한·미 FTA 준비를 해왔는데도 원산지 증명 서류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섬유산업은 품목이 다양하고 공정 절차가 복잡해 다른 산업에 비해 원산지 증명 서류를 준비하기가 훨씬 까다롭다”며 “FTA 덕분에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지만 자칫 서류 미비로 인한 불이익을 당할까봐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상당수가 한·미 FTA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이다. 원산지 증명 등 까다로운 서류 절차 탓이다. 서류 미비가 드러날 경우 수출금액의 최대 3배까지 과징금을 내야 한다.

FTA무역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품질 하자가 아니라 서류 미비 때문에 미국 바이어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웰크론이 5~6%인 섬유제품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역내에서 조달한 원재료 등 제조비용이 공장출고가의 60%를 넘는다는 것과 △역내에서 생산한 것이라는 원산지 증명 서류를 갖춰야 한다. 이 서류는 5년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작년에 FTA가 발효된 유럽연합(EU)은 세관이 무작위 샘플 조사를 실시하지만 미국은 생산 기업에 직접 실사를 나오는 등 원산지 검증 절차가 까다로운 것도 기업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까닭이다.

구비서류도 엄청나다. 웰크론이 최근 한 달 동안 준비한 원산지 증명 서류는 대형 캐비닛 2개 분량이다. 생산 품목이 극세사 클리너, 침구, 섬유 필터 등 1만여종에 달하는 데다 재직 염색 재단 봉제 포장 등으로 이어지는 공정마다 증빙서류를 따로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80여개 중소 협력사들도 원산지 증명 서류를 갖춰야 하는데 전산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FTA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관세사 회계사 등으로 이뤄진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해 원산지 증명서 발급과 해외 진출 전략을 상담해주는 ‘FTA 닥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 및 전문인력 부족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컨설팅을 받은 중소기업은 700여개로 2만여개에 달하는 전체 수출 중소기업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FTA 지원 제도가 관세청 중소기업진흥공단 국제원산지정보원 FTA활용지원센터 등 기관별로 중복돼 있는 탓에 기업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한 곳에서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FTA 발효국이 늘어나면서 각국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FTA 정보 탐색 비용이 높아져 FTA 활용률이 떨어지는 ‘스파게티볼’ 효과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권역별, 업종별로 원산지 담당 전문가 교육과정을 늘리고 민·관 합동으로 설치한 ‘FTA무역종합지원센터’를 통해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출범한 FTA무역종합지원센터는 중소기업의 FTA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풀어주기 위해 이날 웰크론을 시작으로 현장방문에 들어갔다. 안현호 센터장(무역협회 부회장)은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 지역별·업종별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 중소기업의 FTA 활용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기 혼란이 잦아들면 FTA 효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섬유업계는 지난해 13억4200만달러의 대미 수출액이 FTA 발효로 연간 1억달러 이상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부문 수출의 36%를 차지하는 부품 관세가 철폐되면 5000여 중소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원산지 증명=특정국에서 재배·사육·가공한 것임을 증명하는 수출품의 국적 확인 서류. 자유무역협정(FTA) 당사국인 한국과 미국은 역내 생산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원산지 인증과 함께 관세 혜택을 준다. 가전제품은 대개 35%, 섬유류는 60%가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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