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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세무사회공익재단 왜 ‘애물단지’ 됐나 ⓶‘이사장’ 종신직인가?
<기획>세무사회공익재단 왜 ‘애물단지’ 됐나 ⓶‘이사장’ 종신직인가?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3.08.24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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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과 이사진 외 누구도 재단 운영 간섭 못하는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
-정구정 전 회장, 이사장 주고받으며 8년째…정관에 연임제한 없어 ‘종신직’ 가능
정구정 전 회장은 2015년 6월 15일 "후임 한국세무사회장에게 이사장직을 이양하겠다"고 전회원에 공문까지 보내놓고도 그 약속을 파기했다. 약속이 아닌 ‘선거 전략용’이었다는 것이다. 

‘한국세무사회공익재단’은 세무사 공익활동의 효율화를 모토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2012년 전체 세무사 1만 명의 절반 가까운 4600여명이 기금모금에 동참했고 한국세무사회 예산이 보태져 짧은 기간 11억 원이 조성됐다. 이듬해 정부의 재단 설립 허가로 성대한 행사와 함께 야심찬 출발을 했다.

하지만 출범 11년째인 지금 세무사회공익재단은 당초 취지인 세무사 공익활동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

기금을 낸 세무사들의 참여는 고사하고, 회원 대표 조직인 한국세무사회 조차 공익재단 운영에서 철저히 배제된 상태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세무사회는 후원금 모금만 대신하는 들러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정구정 전 세무사회장의 재선·3선 재임기간 4년은 물론이고 이후 자신이 내세운 인물이 회장직을 수행한 8년 동안 세무사회는 공익재단 몸집 불리기의 도구에 불과했다. 이웃돕기 성금모금과 후원회원 모집에 열을 올렸고, 걷은 성금과 후원금은 곧장 공익재단 계좌로 입금됐다.

세무사들과 한국세무사회가 출연해 만든 공익재단인데 운영은 정구정 이사장과 측근 이사들이 전권을 행사한다. 세무사회와 회장은 재단 자산을 불리는 보조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다. 전직 원경희 회장 등은 ‘한국세무사회장’ 명의의 기금 모금과 후원회원 모집을 독촉하는 공문에서 입금계좌를 ‘세무사회공익재단’으로 표기했다.

세무사회와 공익재단의 집행부가 이원화돼 사회공헌 활동이 중복된다는 지적에 정 이사장측은 “세무사회가 정한대로 저소득층 가정과 자녀들에 생활비와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고 반박한다. 회원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른바 정 전 회장의 ‘섭정’ 기간에는 그랬다.

12년 세무사회 '1인 체제' 종식...'재단 이사장 이양' 불협화음 예정된 수순 

하지만 구재이 현 회장의 당선으로 12년 만에 ‘1인 체제’가 끝났다. 세무사회의 ‘권력’의 실질적인 교체로 공익재단과 세무사회 간 불협화음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공익재단 운영에 대한 회원 불만도 당연히 불거졌다.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수재민 돕기 성금모금을 한국세무사회가 시작하자 회원들은 ‘회와 공익재단이 협력하지 않고 왜 이중으로 괴롭히느냐’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했다.

한 원로 세무사는 “많은 회원들이 필요성을 인정해 만든 공익재단인데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며 “공익활동 활성화로 세무사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재단 운영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장과 이사진 14명 외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공익재단 정관의 의사결정 구조가 문제”라며 “운영은 물론 이사장 선출, 이사 교체 등 모든 중요 사항을 15명의 이사진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꼬집었다. 언제 이사회를 열고, 이사를 어떻게 교체했는지 설립기금과 후원금을 낸 회원들은 물론 세무사회 조차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공익재단 정관 제16조는 임원 선임과 관련 ‘이사 및 감사는 이사회에서 선출하고 이사장이 임명한다’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에 의하여 선출한다’라고 되어 있다.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정구정 이사장과 설립 당시 구성된 이사진 체제를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더구나 임원 임기(제17조)와 관련해서는 ‘이사의 임기는 4년으로 하고 연임할 수 있다’고 했을 뿐 이사장 임기 제한은 언급조차 없다. 일부 회원이 창립총회에서 이사장 임기 연임제한을 넣자고 주장했으나 거부돼 ‘종신 이사장’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공익재단 정관의 기본재산 목록에 ‘한국세무사회(8억9500만원)’와 ‘정구정(1억500만원)’ 2인을 대표출연자로 표기해 정부 허가를 받은 것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제24조(이사회의 기능)는 이사회에서 ▲정관의 변경 ▲법인의 해산 ▲임원의 선출 및 해임 ▲법인의 예산 및 결산 ▲사업계획 수립 및 운영 등 재단 관련 주요사항을 모두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후임 세무사회장에 이사장 넘기겠다” 전회원 공문약속 파기…‘선거 전략용’

이런 정관 구조 탓에 2016년 11월 임시총회에서 회원 94.4%의 압도적 찬성으로 ‘공익재단 이사장을 세무사회장에게 이양하라고 결의’해도 당사자가 묵살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정구정 이사장은 2015년 6월 15일 ‘후임 한국세무사회장에게 이사장직을 이양하겠다’고 전회원에 공문까지 보내놓고도 보란 듯이 그 약속을 파기했다. 약속이 아닌 ‘선거 전략용’이었다는 것이다. 또 “공익재단이 안정되지 않았다”, “사임서를 냈으나 재단이사회가 수용하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면 그만이었다.

그러다 측근인 경교수 전 세무사회 부회장(현 재단 이사)에게 이사장 자리를 잠시 물려준 그는 이사직을 유지하다 3년 뒤 회원 여론이 수그러들자 다시 이사장에 복귀했다.

현재 공익재단 재산규모는 출범 당시 11억원에서 62억원으로 불어났다. 출범 이후 회원들이 납부한 공익회비와 후원회원 모집, 전자신고세액공제 저지 특별기부 등 각종 명분으로 걷은 기부금이 보태져 조성된 성과물이다.

수원 지역 한 세무사는 “일정 후원회원을 모집하지 않으면 본회는 물론 지방회, 지역세무사회 등의 모든 회직을 할 수 없도록 규정까지 만들 정도로 정구정 전 회장은 공익재단 재산불리기에 극성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재산 62억 규모, 재단 안정 상태에도 이사장 고수…“사유화 욕심 아니면 뭔가”

그는 “이제 재산이 62억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으니 ‘재단이 안정 되지 않아 이사장을 넘길 수 없다’는 핑계는 설득력을 잃었다. 사유화 욕심일 뿐”이라면서 “정 전 회장이 이사장 자리를 넘기지 않기 위해 또 어떤 핑계를 댈지 무척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정구정 전 회장은 11년 된 세무사회공익재단의 이사장 자리를 8년간 꿰차고 있다.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그가 주도해 허가를 받은 공익재단 정관과 이사회 구도로 볼 때 재단 이사장직은 8년이 아닌 18년, 나아가 ‘종신직’도 가능하다.

이사장을 세무사회장에 넘겨야 한다는 한 회원은 “이런 운영 행태를 계속 보이려면 더 이상 세무사와 세무사회의 품위를 손상시키지 말고 공익재단 명칭 앞에 붙은 ‘한국세무사회’를 떼어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공익재단의 정식 명칭은 ‘한국세무사회공익재단’. 누가 보더라도 세무사와 그들을 대표하는 한국세무사회가 운영하는 재단으로 느껴진다. 설립 당시에는 재단 ‘사유화’를 염두에 두지 않아 이렇게 이름이 지어진 건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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