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사회 의석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최근 크게 증가한 가운데, 한국 기업 이사회의 여성 임원 비율은 전세계에서 꼴찌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우먼 인 더 보드룸(Women in the boardroom)’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이사회 의석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대비 2.8% 증가한 19.7%이다.
딜로이트는 이러한 속도라면 2045년 '젠더 패리티(Gender parity)', 즉, 남녀 비율이 거의 비등하게 되는 수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한국 기업의 이사회에 등록된 여성 비율은 4.2%로 글로벌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보고서가 조사한 글로벌 72개 국가 중 여성의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 5위권에 속했다.
최하위 다섯 개 국가는 카타르(1.2%), 사우디 아라비아(1.7%), 쿠웨이트(4%), 한국(4.2%), 아랍 에미리트 (5.3%) 순이다.
한국에서 이사회 의장 혹은 CEO로 활동하는 여성 비율은 각각 2.3%, 2.4% 로 확인됐다.
한편 보고서는 전 세계 이사회의 여성 비율이 2021년 약간 증가했지만 이사회 의장이나 CEO로 활동하는 여성 비율은 그만큼 증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2021년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여성은 6.7%로 2018년 대비 1.4% 소폭 증가했으며, 여성이 CEO로 임명된 비율은 5%로 2018년에 비해 0.6%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는 여성 CEO 리더십과 이사회 다양성 간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이 CEO로 있는 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남성이 CEO로 있는 기업에 비해 33.5% 대 19.4%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기업에 비해 여성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기업에서도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19.4%대 30.8% 로 높았다.
젠더 다양성이 실현된 이사회일수록 여성을 CEO와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할 가능성 역시 더 많았다.
김학범 한국 딜로이트 그룹 리스크자문본부 파트너는 “한국 상장사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글로벌 평균 대비 낮은 상황”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젠더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2020년 여성할당제가 도입됨에 따라 이사회 내 젠더 다양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 기업들이 여성 임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대비해 여성들이 이사회 및 임원으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강력한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