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업체, 압박 못 이겨 21% 단가 인하…결국 경영악화로 납품 포기
물걸레 청소기 업체 아너스 대표 등 관계자 법인이 하도급 업체로부터 건네받은 기술을 경쟁사에 건네 납품단가를 인하하도록 압박해 검찰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범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대책’을 추진한 이래 기소한 첫 사례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김윤희 부장검사)는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아너스 대표이사 A씨 등 3명과 법인을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아너스는 연 매출 200억∼300억원 수준의 가전제품 제조·판매 사업자로, 2012년 출시한 ‘듀얼 회전 물걸레 청소기’는 지금까지 100만대 이상이 팔렸다.
검찰에 따르면 아너스 대표이사 A씨 등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청소기의 주요 부품인 전원 제어장치를 납품하는 하도급 업체 B사로부터 전자제어기 회로도 등 7건의 기술자료를 받아 B사의 경쟁사 8곳에 전달하는 등 기술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경쟁사들은 이 기술자료를 활용해 아너스 측에 유사 부품 견적서를 제출했고, 아너스는 이를 통해 B사에 단가 인하 압박을 넣었다.
이에 B사는 세 차례에 걸쳐 총 21%의 단가를 인하했지만, 경영악화로 결국 납품을 포기하는 데에 이르렀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아너스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한 데 이어 올해 3월 중소기업 기술탈취 혐의로 아너스를 검찰에 고발했다.
아너스는 불량 발생 원인 조사·검토 등을 위해 B사로부터 기술자료를 건네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아너스 측이 단가 인하 압박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지난해 범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대책’을 추진한 이래 기소한 첫 사례라며 향후 이 사건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너스와 B사 사이에 민사 합의는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