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10% 기업 소득금액 총액이 전체 중 92.25%
지난 2017년에 상위 0.1% 대기업이 전체 기업 이익의 54%를 차지하고 하위 40% 영세기업은 이익조차 못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경제는 극소수 기업에 의한 ‘독식경제’ 생태계로, 현 정부를 포함한 모든 정권이 이런 시장실패를 함께 만들어 놓은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최근 국세청 법인세 자료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법인세 신고 기업 중 매출에서 필요경비를 뺀 소득금액 상위 0.1% 기업 695곳의 소득금액 총액은 179조2000억원에 이른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심의원은 또 “이는 적자를 보지 않은 상위 60% 기업 41만7264 곳의 소득금액을 다 합한 330조338억원의 54.30%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00곳이 채 안 되는 대기업들이 그보다 600배나 많은 하위 중견·중소기업과 맞먹는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심의원실에 따르면, 상위 10% 기업 6만9544곳의 소득금액 총액은 304조4622억원으로, 전체 소득금액 중 무려 92.25%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 90%의 기업은 애초 이익을 내지 못했거나 냈더라도 미미한 수준이다. 10%의 기업이 90%의 이익을 가져가고, 90%의 기업이 10%의 이익을 나누는 모양새라는 설명이다.
이런 추세는 진보-보수 정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평가다. 심의원실은 보도자료에서 “2013년 이래 상위 0.1%의 이익 비중은 55% 안팎, 상위 1%의 이익 비중은 75% 안팎, 상위 10%의 이익 비중은 92% 안팎으로 대기업 쏠림 현상은 매년 비슷하게 반복됐다”고 밝혔다.
아예 흑자를 보지 못한 하위 40% 기업들의 경우 총 80조1548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보다 비용이 훨씬 큰 중후장대형 장치산업계가 법인세 하위 10%로 주저 앉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심의원실은 “하위 10% 기업의 경우 매출 격인 ‘수입금액’이 매우 크고, 순이익 성격의 ‘소득금액’은 마이너스여서 구조조정 중인 자동차·조선업계 일부 대기업이 섞여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의원은 “한국경제의 성장이라는 그늘 뒤에 극심한 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었고, 대다수 기업은 그야말로 부채와 정부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극소수 기업에 의한 독식경제와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산업생태계에서는 어떠한 일자리도 혁신의 씨앗도 자라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시장실패 상태라고 봐야 하며 공정경제정책으로 상생경제뿐만 아니라 혁신경제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