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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계란 한판에 4천600원 혈세낭비 논란…설이후 가격 안정될까
수입계란 한판에 4천600원 혈세낭비 논란…설이후 가격 안정될까
  • 연합뉴스
  • 승인 2017.01.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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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안정 한계·수급불안 해소 실패…세금만 낭비한 미봉책" 주장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계란 대란'에 사상 처음으로 신선계란 수입이 이뤄지면서 고공행진하던 국내산 계란 가격이 다소 진정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부 예상과 달리 수입물량이 많지 않고 가격 안정 효과도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점쳐지면서 결과적으로 국민 세금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계란 소비자들을 위해 국민들이 세금을 통해 가격을 낮춰주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계란가격 인하조치는 일반 소비자들 뿐아니라 간접적으로 대기업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 항공비 보조에 무관세 혜택까지…한판당 4천560원 '특혜'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산 신선 계란을 기준으로 1t(1만4천700개)당 항공운송비는 각종 수수료 등을 전부 포함해 약 300만 원이다.

정부는 계란 수급불안이 심화하자 2월 말까지 항공운송비의 50%(150만 원 한도 내)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다소 파격적인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계란 1알(150만 원÷1만4천700개)당 약 102원, 한판(30알)당 3천60원가량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정부는 또 기존 관세가 27%인 신선계란에 한시적으로 0%의 할당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관세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미국산 신선계란 1알당 184원인 점을 고려하면,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1알당 관세 약 50원, 한판당 1천500원가량을 면제받고 들여올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정부에서 한판당 4천560원(항공운송비 3천60원+면세 1천500원)가량의 세금 혜택을 주는 셈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미국산의 경우 항공비 및 할당관세 지원으로 7천~7천500원대에 수입돼 마진을 붙여 8천 원 중후반대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같은 긴급 대책이 부족한 계란 공급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동시에 국내 계란 유통업체들에 일종의 '시그널'을 보내 가격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결과 지난 12일 샘플용 미국산 신선 계란이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온 이후 25일 현재까지 총 471.7t(약 798만 개)의 신선계란이 수입됐고, 이 중 99t에 대한 항공운송비 1억3천600만 원이 기지급된 상태다.

나머지 물량에 대한 항공운송비까지 지급이 완료되면 당초 정부가 예산으로 잡은 9억 원의 지원금 가운데 5억 원 이상이 소진될 전망이다.

◇ 계란 부족 사태는 여전…"가격 진정효과 크지 않다"

그러나 정부의 계란 수입 대책이 효과적이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억 원대 세금을 투입한 데 대한 적정성 논란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계란 수입을 통해 수급 부족량을 채우겠다는 목표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3일 설 전까지 2천500만 개의 신선 계란이 수입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설 직전까지 수입된 것은 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그마저도 일부는 검역·위생검사가 끝나지 않아 설 전에 유통되지도 못했다.

물론 수입물량이 들어오면서 계란 가격의 급등세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판에 1만 원에 육박하던 국산 계란 가격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8천 원대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수입산 계란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유통업자들의 '사재기' 물량이 풀려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격 진정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현실적으로 8천원대 중후반에 판매되는 수입 계란의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고, 이 때문에 국산 계란값 하락에 주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계란 생산 기반이 서서히 회복돼 공급 물량이 많아지더라도 중간 유통업자들이 한 번 올라간 계란 가격을 쉽사리 내리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치킨 가격이 한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듯이 중간 유통업자들은 가격을 어느 수준 이하로 내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계란 수입을 통해 유통업자의 마진을 키우는 빌미만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국내산 계란의 생산비가 1알당 100~120원 정도인데, 차라리 항공비로 지원한 돈을 국내 농가에 지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했을 것"이라며 "정부의 수입 대책은 보여주기식 미봉책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도 "계란유통센터 등 유통구조를 개선하면 AI 예방도 되고 항공비로 혈세를 낭비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계란 수입을 통해 국민이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만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국내산 계란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당초 예정했던 2월 말 이전이라도 항공비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가격 하락 추이를 지켜보며 생산자단체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예 수요-공급 원리에 의해 가격이 올라가도록 놔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47.서울 압구정동)은 "계란 가격이 뛰면 그만큼 소비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다시 내려갈 수 있다"면서 "정부가 특혜를 제공하면서까지 계란가격 인하 시도를 하다 보니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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