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황당한 계엄에 집행부는 행사 못할까 조바심…뜬눈 회원들은 ‘부스스’
“어젯밤 황당한 계엄 소식에 놀라셨죠? 어쨌든 한 해 고생 많으셨고, 새해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4일 인천 카리스호텔에서 15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인천지방세무사회(회장 김명진) 송년회.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이 건네는 인사말은 어색했다.
반가움에 앞서 간밤의 느닷없는 비상계엄으로 앞날을 걱정했던 심경 토로가 우선이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 충혈이 된 피곤한 기색의 회원들도 적잖았다.
송년회를 준비한 인천지방회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사무국 직원들은 계엄 상황으로 과연 행사를 치를 수 있을까하는 걱정으로 밤새 노심초사했다. 여태껏 보지 못한 심경이 복잡한 세무사 송년회였다.
이런 분위기는 김명진 인천회장의 인사말과 내빈 축사에서도 묻어났다.
김명진 회장은 송년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게 돼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올 연말은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 법안과 14개 항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회부돼 심의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와 인천회 집행부에서도 원활한 법 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개정을 위해서는 회원 한분 한분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라고 당부했다.
임기를 6개월여 앞둔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최대 행사인 회원세미나를 본·지방회 중 처음으로 2박3일 동안 제주도와 경주에서 성황리 개최해 상생과 화합의 장을 열었던 일”이라며 “회원들의 관심과 성원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남은 임기 동안 회원들과 함께 더욱 단단한 인천지방회를 만들고 세무사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김명진 인천회장과 같이 유능하고 훌륭한 분을 선출직으로 뽑아야 한다”는 말로 현 시국상황을 꼬집으며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 저지와 민간위탁사업비 결산검사권 확보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구 회장은 “회원들이 함께해 준 덕분에 정부의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안은 완전히 저지됐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했던 시행령 개정을 통한 세액공제 규모 2분의 1 축소도 양당 간사님이 못하도록 확고하게 못 박아 주었다”고 보고했다.
“정치 일정이 너무 중요해 어제 밤새 가슴 졸였는데, 국회의장이 선언한 바에 의하면 10일 본회의가 열리기만 하면 통과돼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 저지 소식을 회원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민간위탁사업비 결산서 검사권 확보와 관련 “결산서 검사권은 우리 세무사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 세무사는 세입뿐만 아니라 세출 검증에 있어서도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국회에 올린 세무사법에도 보조금 부담금 같은 준조세 그리고 공익법인의 출연금, 공동주택이나 주상복합 그리고 지식산업센터 같은 그런 비영리단체들의 지출 검증 등 모든 세출 검증에 전문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담았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구 회장은 “그동안 방치돼 왔던 지역회의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지역회, 지방회의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이종탁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축사에서 “김명진 회장께서 어제 사태(계엄 선포)로 인해 오늘 행사가 어떻게 될까 마음고생이 심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면서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다운 지도자”라고 덕담을 했다.
또 회원들에게도 “세계경제은행, 한국은행, 각종 경제단체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 이하로 보고 있다. 어려운 내년 전망에도 뱀의 영민함으로 개척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병곤 부회장의 회무보고, 신규 입회 회원에 배지와 꽃다발을 전달하는 환영식을 가졌다. 아울러 인천 문곡고, 경기국제통상고 학생 4명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날 송년회에는 한국세무사회 구재이 회장과 김선명·천혜영 부회장, 오의식 감사, 이동기 세무연수원장, 이종탁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강석주 회원이사, 조덕희 전산이사, 양한규 홍보이사, 백낙범 국제이사, 신광순·이금주·임정완 인천지방회 고문, 김완일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