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전통부분 외 화장품 등 새품목 활약
2018년 6049억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던 한국의 연간 수출액 기록이 13일 오전 11시36분 깨졌다.
1956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1964년 수출 1억 달러를 처음 달성한 이후 1977년 100억달러, 1995년 1000억 달러, 2018년6000억 달러로 이어진 결과 66년 무역 발자취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것이다.
관세청(청장 임재현)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는 13일 “올해 11월까지 누계 기준 수출액이 과거 기록인 2018년보다 271억 달러를 웃돌아 기록을 깼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관세청은 “역대 기록인 2018년 실적을 능가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등 주력 수출산업의 눈에 띄는 역할과 농산물 등 신규 수출 품목의 약진, 수출 품목의 고부가가치화(化)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은 코로나19 악영향 속에서도 주요국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여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거뒀다. 이는 탄탄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력산업 수출이 뚜렷하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다졌다. 특히 세계 경기 및 수요 회복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 주요 산업이 모두 두 자릿수대 가파른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관세청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등 전통산업 이외에도 바이오와 농수산물, 화장품 등으로 수출 품목의 세대 전환이 진행되면서 주력품목 집중도는 낮아졌고, 수출 성과는 눈에 띄게 비약했다.
실제 지난 2011년 82.1%나 되던 13대 주력품목의 수출 집중도는 2016년 77.9%, 올 11월에는 74.3%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관세청 최연수 정보데이터기획담당관은 “시스템반도체와 친환경차,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유기 발광다이오드(OLED), 농수산식품, 화장품 등 신(新)수출 유망 품목들이 모두 2018년 수출성과 를 웃돌아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게 올해 연간 수출액 최고치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특히 “바이오·이차전지·농수산식품·화장품 등 4개 품목에서만 2018년 대비 123억달러 증가, 수출 증가분의 45%를 차지하는 등 유망품목 약진이 수출 최대실적에 톡톡히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연간 수출액은 2000년 이후 해마다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공동기관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무역센터(ITC)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처음 화장품 수출 5위국 반열에 진입했다.
바이오헬스 중 진단용제품은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의 수출 호조로 2019년 수출 순위 20위에서 2021년에는 6위권을 기록했다.
제품의 우수성과 브랜드 효과에 힘입어 수출 단가도 높았다. 올 1~11월 누계 수출단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 2018년보다 무려 12.6% 증가해 최대 수출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최근 단가 상승세는 수출 품목의 시장 경쟁력을 토대로, 주력 품목 중 액화천연가스(LNG)선·전기차·OLED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주로 기여했다.
특히 2018년 23척이었던 고부가가치 LNG선박 수출이 올해 무려 43척으로 늘었다. 게다가 선박 수출단가가 무려 10.2% 상승, 수출액은 34억달러 증가했다. 선박 수출이 전체 수출 최고기록 달성에 톡톡히 기여한 것이다. 전체 선박 수출 증가액 34억달러 중 LNG선 증가분이 23억 달러를 차지했다.
수출 단가 상승과 함께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주요국의 수요 증가 등으로 수출 물량도 증가세로 전환, 수출 최고실적에 기여했다. 최 과장은 “올해 1분기 11.2% 감소했던 수출 물량은 점차 회복, 10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해 11월은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지구촌 수출 순위는 작년과 동일한 7위, 무역 순위는 9년 만에 8위로 각각 올랐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영국·프랑스 등은 전년대비 순위가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작년에 이어 7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 수출품은 주로 미국·EU·아세안(대만 등)·CIS(러시아 등) 등 시장에서 점유율이 올랐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중국·일본 수출점유율은 다소 줄었지만, 우리 수출품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 순위는 거의 유지됐다.
최 과장은 “내년에도 글로벌 교역 및 수요 증가 등 실물경제 회복세가 지속되며 수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코로나19 변이 확산, 공급망 불안정성, 중국 성장둔화 가능성 등 하방요인이 상존한다”면서도 “수출 증가세는 둔화되지만, 올해 실적을 소폭 웃돌고, 특히 무역수지는 내년에 14년 연속 흑자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WTO는 지난 10월 2022년 세계 무역규모 증가율을 당초 +4.0%에서 +4.7%로 높였다.
임재현 관세청장은 “올해 우리 수출은 선복 부족과 운임급등 등 수출 물류대란 속에서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우리기업의 수출입 여건을 지속 개선해 물류지체 해소, 행정제재 완화, 세정 지원 등 관세행정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