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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위험 급증에, 국세청 부담백배…미국 증세의 나비효과
금융투자 위험 급증에, 국세청 부담백배…미국 증세의 나비효과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4.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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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외정책연, “바이든 인프라투자정책으로 수출기회 늘지만 위험요인도 있다”
— 미 “법인세 우리만 올려?” 물귀신작전…한, 법인세율 낮추면 국세청 부담 커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31일 국가 기반시설 재건을 위한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American Jobs Plan)’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31일 국가 기반시설 재건을 위한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American Jobs Plan)’을 발표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한국도 수출과 투자 등이 늘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재원 마련을 위해 미국에서 증세가 현실화되거나 이미 나타난 일부 고위험 투자손실 가능성 등 잠재위험요인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됐다.

도로나 다리, 댐, 운하, 학교 등 전통적 인프라 투자와 더불어 5G시대 디지털 뉴딜 관련 인프라를 아우르는 대규모 인프라투자는 경제성장에 큰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를 갖지만, 미국 재계는 물론 공화당의 만만찮은 반대에 직면한 증세가 불가피해 전체적으로 성사될 지 미지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미국 인프라 투자 계획의 주요 내용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3월31일 국가 기반시설 재건을 위한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American Jobs Plan)’을 발표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정책으로 건축자재와 중장비, 기계 및 부품, 철강 등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청정에너지 제품에 대한 연방조달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 한국 기업들에게 수출 기회로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반면 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 인상으로 미국 내 첨단기술 기업과 제약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에 “함께 법인세 인하 경쟁을 멈추자”며 법인세율 하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한국 경제에 중요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정수요 급증기에 법인세 인하 요구는 비관세통상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지난 2020년 귀속 법인세 납부 규모가 직전년도 대비 25% 수준으로 급감한 점을 보면, 한국 법인세율 인하는 국가 재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바이든 정부는 법인세율 인상과 부자증세, 국세청(IRS) 역량 강화 등을 재원조달의 주요 방법으로 삼고 있다.

재정대책에서 법인세율 인상과 국세청(IRS) 역량 강화는 단순한 병렬적 해법이 아니다. 세율이 높으면 과세심사나 세무조사 등 세무행정 강화조치가 없더라도 목표세수 달성 가능성이 높지만, 세율이 낮으면 그만큼 세수목표 달성을 위한 국세청의 역할이 커지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실제 경기부양책으로는 이례적으로 15년에 걸쳐 2조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Made in America Tax Plan)이 포함된 재원 조달방안은 이미 미국 재계와 야당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공화당은 ‘인프라 재건’이라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증세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강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이 공화당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은 “인프라 투자 계획을 6150억 달러로 줄이고 도로, 교량과 같은 물적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라”고 촉구했다. 테이트 리브스(Tate Reeves) 미시시피 주지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2조 달러 ‘증세 계획(tax hike plan)’으로 보이며, 경제성장을 더디게 만들고 상당수의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 민간기업들도 바이든 행정부의 법인세 인상률(21%→28%) 등 증세정책이 과도하다고 보고 인프라 계획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미국 상공회의소 및 미국의 주요 기업 CEO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은 최근 공식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계획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국내 법인세 등 세율이 인상되면 미국기업의 해외 이전과 일자리 유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는 미국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일부 기업인들은 25%의 법인세율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글로벌 최저세율 정책을 동반하지 않고 기업 납세 부담만으로 국내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대신 미국이 유류세(fuel tax)를 올리고 전기차 사용자에게 주행 마일리지에 대한 세금(Vehicle Mileage Tax, VMT)를 도입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유류세 인상이 저소득층의 부담을 늘린다는 이유로 이 제안을 거절했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위험관리에 앞서 고수익 추구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경우 금융 불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한국경제에 미칠 잠재 요인으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보유자산에 견줘 과도한 레버리지를 이용해온 아케고스 캐피탈(Archegos Capital)이 3월 말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실패, 이곳에 돈을 빌려준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노무라(Nomura)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관련 손실을 줄이기 위해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경기하락 상황에서 이런 사례가 재연되면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위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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