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가 적은 젊은 층은 세금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조세지원이 출산율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결혼, 출산,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해 세제 지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국세청 국세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근로소득자의 성별·연령별 세 부담 현황에 따르면 20∼30대는 소득세 실제 부담율을 뜻하는 실효세율이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2022년 기준 30세 미만 남성의 소득세 실효세율은 2.77%로 전체 남성 평균(8.07%)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30대 남성 실효세율도 5.73%로 평균 이하였다.
여성 평균 실효세율은 4.20%인데 30세 미만에서는 절반 수준인 2.05%였고, 30대는 4.27%였다.
각종 공제·감면 제도가 더해져서 젊은 층은 면세자 비율도 높았다.
30세 미만에서 면세자 비율이 남성은 47.74%, 여성은 51.48%로 약 절반 수준이었다.
30대는 남성과 여성에서 각각 22.10%, 37.15%로 집계됐다.
종합소득자 경우도 실효세율이 남성의 경우 30세 미만 6.46%, 30대 10.23%로 전체 남성 평균(15.87%)보다 낮았다.
종합소득자 여성은 실효세율 전체 평균이 10.44%인 가운데 30세 미만은 4.63%, 30대는 7.90%로 나타났다.
종합소득자 면세자 비율은 30세 미만에서 남성 34.78%, 여성 39.75%로 집계됐다. 30대 남성과 여성은 각각 23.69%, 30.75%였다.
이에 예정처는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두고 "출산·양육 친화적 사회 조성을 위한 조세 정책적 측면의 노력으로 이해되나 소득세 실효세율이 낮은 20∼30대의 출산율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과세 기반을 위축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정부의 2024년 세법개정안으로 소득 세수가 2025∼2029년 5년간 2조2천107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계됐다.
아울러 조세 지원은 대체로 세금을 내는 계층에만 혜택이 되고, 특히 세 부담이 작은 저소득층에 비해 고소득층이 혜택을 더 많이 받는다고도 언급했다.
예정처는 "저출생 대응을 위해서는 일과 가정의 균형 달성 등 저출생을 초래하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사회·경제적 문제를 개선하는 방향의 접근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2024년 세법개정안에 결혼세액공제 신설, 기업의 출산지원금 비과세 확대, 자녀세액공제 금액 확대, 주택청약종합저축 세제지원 적용 대상 확대, 혼인에 대한 1세대 1주택 특례 적용 기간 확대 등을 담았다.
특히 많은 세제지원이 혼인 제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비혼 출산 의향이 늘어나는 최근 추세에서 실질적인 저출생 대응에 효과가 있는지 다시 돌아볼 대목이다.
결혼세액공제는 혼인 신고 시 부부에게 최대 100만원(1인당 50만원)을 세액공제해주는 내용이다.
정부는 또 결혼 가구의 주택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이자소득 비과세 대상에 무주택 세대주 외 배우자도 추가하기로 했다.
아울러 결혼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를 위해 1주택을 각각 보유한 남녀가 혼인해 1세대 2주택자가 된 경우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의 1세대 1주택 간주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