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마케팅이 의지를 꺾습니다. 금투세는 투자자에게 친화적인 세금입니다", "국가 경영에 대해선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범위 내에서 제도를 정해야 합니다"
국회의원 시절을 포함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설계자로 불리기도 했던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26일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소신을 밝히면서도 국가경영을 앞세워 결론에는 신중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에 관련 세제가 자본시장 관련 세제보다 훨씬 더 유리해 돈이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으로 가는 경향"이라며 "자본시장 과세를 보다 합리적이고 투자자 친화적으로 만들어 시중의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가지 않고 자본시장으로 환류해 투자 자금으로 이어지는 것이 국가의 선순환을 이루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투세를 도입하면 증시가 폭락한다며 대만을 거론는데, 당시 대만은 실명제가 없어 우리와 상황이 달랐다"며 "자금이 많이 빠진다고 하지만, 미국은 250만 원만 나와도 22%의 세금을 내지만 우리나라는 5000만 원의 면세를 하는데 어디가 유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며 세수 부족에 대한 문제는 거론하지 않는 현 상황도 지적했다. 2017~2018년 정부 추산에 따르면 거래세 폐지로 인한 세수 결함은 7조~8조 원에 달한다고 했다.
그는 "내년이면 증권 거래세는 0이 되는데, 지금 와서 금투세를 폐지하려면 2017년 수준으로 거래세를 환원해야 한다"며 "그래야 세수에 결함이 생기지 않는데 그 부분의 대책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방안에 대해서는 "'밸류업 우수 기업'에 대한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방안은 (국제시장에)굉장히 나쁜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특히 "회계 투명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추진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시행된 주기적 지정제는 기업이 6년 연속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임하면 다음 3년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간담회 시작 시간을 5분 늦추자는 사회자의 제안을 "공인회계사회니까 예정대로 정확하게 시작해야 한다"며 회계의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공인회계사 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거대 회계법인 등의 조사에서 수요가 1000~1050명 정도로 나왔다며 업계나 정부 등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결론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고민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