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는 소상공인과 납세자 부담 가중의 서민증세"
종합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전자로 신고하면 일인당 1~2만원 씩 세액공제를 해주는 전자신고세액공제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500여 만명의 사업자와 납세자단체가 크게 반발하는 가운데, 조세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에서도 전자신고세액공제를 폐지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박홍근 의원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오세희 의원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는 소상공인과 납세자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서민 증세"라며 정부에 철회를 강력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2024년 세법개정안은 대기업과 부자가 받는 감면은 대폭 늘리면서, 소상공인들의 납세협력에 따른 실비보전 차원에서 지원받는 작은 세제 혜택조차 축소한다면서 서민증세에 해당하는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와 신용카드 세액공제율 축소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박홍근·오세희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전자신고세액공제가 폐지되면 그동안 세액공제를 토대로 세무대리를 통해 쉽게 전자신고를 해왔던 소상공인들이 앞으로는 서면으로 세금을 신고하거나 세무대리 비용을 지불하고 전자신고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직접 전자신고를 해 세제혜택을 받아왔던 소상공인 역시 늘어난 세금부담을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 등에게 1~2만원의 공제액은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르나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는 이 금액도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734만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는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세청 차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도 지난 27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적용되는 전자신고세액공제를 폐지하고 신용카드 등 사용에 따른 부가가치세 세액공제율 축소하는 것은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서민증세로 반드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 의원은 "전자신고세액공제를 통해 약 580만 명이 1년에 1281억원을 환급받는데 이 중에서 연 매출 2000만원 이하가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걸 깎는다면 서민 증세 아니냐"고 지적하며 기획재정부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편, 750만 중소기업의 권익보호 법정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 납세자 권익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납세자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합회도 전자신고세액공제를 폐지하는 정부의 2024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 기간을 통해 반대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한국세무사회, 한국세무사고시회 등 세무사들이 서면신고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기업가단체, 한국납세자연합회 등 납세자단체에 이어 국회에서 대기업 감세와 대비되는 서민증세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고나오면서 전자신고세액공제의 폐지는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완 관련해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신고납세제도에서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비용 부담으로 세정협력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매년 반복되고 있는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 주장을 불식할 수 있도록 세정협력과 납세협력비용 보전의 의미를 살려 '전자신고세액공제'를 '납세협력세액공제'로 명칭과 기능을 재편하자고 제안했다.
또 세무사회는 전자신고세액공제가 실질적인 비용을 보전하고 세정현장의 납세협력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종합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모든 전자신고에 대한 세액공제를 유지하되, 공제 한도를 개인 500만원, 법인 1500만원까지 상향해야 한다고 기재부에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