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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미워도 父情은 미워말자”
“죄는 미워도 父情은 미워말자”
  • lmh
  • 승인 2007.05.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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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餘白] 정영철 (편집국 부국장)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의 ‘보복폭행’사건에 대한 제도권 언론들의 보도성향은 그룹총수의 부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이버, 다음, 야후 등 포털사이트에도 그룹총수의 부도덕한 행동을 꼬집는 글이 ‘와글와글’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구속수사를 부채질하는 논조로 몰아붙이고 있다.

한 네티즌이 올린 글은 “아들을 너무 사랑하는 부정이 넘쳐 우발적 돌발적인 행동에서 빚어진 만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은 미워도 그룹회장은 미워하지 말자”는 요지이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법어처럼 눈길을 끈다.

블로그 루클루스가 올린 글의 요지는 “이번 사건을 그룹총수와 결부시키지 말고 한 아버지의 부성애 즉, 개인적 문제로 재구성하면 ‘법보다 주먹이 먼저’라는 게임의 법칙이 성립될수 있다”는 주장이다. 동감이다.

김승연 회장의 과거 행적은 다소 부정적 측면이 없지 않으나 26년간 오직 우량기업 만들기에 열정적으로 일해 온 것은 누구도 부인 할수 없을 것이다.

김회장은 1981년 29세 나이로 한국화약 그룹회장에 오른다.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IMF파고를 넘어 한화그룹을 재계서열 9위로 끌어 올린다. 상장사 5개를 포함 34개 계열사(사원 25000명)에서 지난해 2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멘로대 경영학과와 드폴대 대학원 국제정치학과를 나와 한국화약의 설립자인 고 김종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김회장은 지난 26년간 회사를 위해, 재계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재계서는 그를 두고 두둑한 배장과 카리스마, 저돌적 추진력이 강점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한다.

회장취임 1년만에 제2차 석유화학파동으로 경영난에 빠지자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을 전격 인수하는 과단성을 보여줬다. 또 외환위기를 미리알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종업원 고용승계를 최우선으로 하는 인간적 면모를 보여줘 애사심을 배가 시키는 경영효과를 도출해내기도 했다.

한 예로 한화에너지 정유부문 매각때 김회장은 “20억~30억원은 손해 볼 각오이니 근로자들을 한명도 해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매각협상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같은 조건으로 당시 한화에너지 706명과 한화에너지프라자 456명이 완전 고용승계가 이뤄졌다.

하지만 김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면도 많다.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회장과의 분리과정에서 빚어진 형제간의 다툼, 대한생명 인수를 둘러싼 로비의혹, 대선자금 의혹사건 등이 김회장 자신은 물론 기업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이번 보복폭행사건은 김회장이 겪은 지금까지의 시련에 비해 가장 혹독한 시련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구속이 된다면 한화그룹의 경영에 치명타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2일 주식시장에서 (주)한화, (주)한화석유화학 등 한화그룹 5개 상장회사의 시가총액은 5조6380억원으로 이는 지난 4월 24일 종가기준 5조7180억원에 비하면 2%포인트가 줄었다.

현재는 크게 위축받고 있다고 볼 수 없으나 만약 김회장이 구속 될 경우 한화그룹의 상장사 주가의 급락위험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찰은 초동수사의 잘못을 만회하고 여론의 화살을 돌려놓기 위해 구속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25000여명의 종업원의 사기를 꺾는 구속수사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룹산하 34개 회사 임직원들이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청와대, 법원, 경찰청 등에 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회장은 도피우려도 없지 않는가.

조폭문화가 접목된 그룹회장으로 매도하지 말고 부정이 넘쳐 흥분한 아버지의 개인적인 폭행사건으로 다루면 안될까. 명리학의 ‘재다신약(財多身弱)과 관다신형(官多身刑)’이라는 명언을 곱씹으며 이성을 찾았으면 한다. 아버지는 자식이 50수를 넘겨도 품에 안고 살아간다고 하지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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