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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대기업 눈치보나?…의무고발 요청 4년 동안 단 4건
중기부, 대기업 눈치보나?…의무고발 요청 4년 동안 단 4건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7.09.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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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공정위만 보유한 고발권 중기부도 가져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도입된 '의무고발 요청제도'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된 지 4년이나 됐지만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을 상대로 의무고발을 요청한 건수가 총 4건에 불과했기 때문.

의무고발 요청제도는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전속고발권을 지닌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만 부과한 사건이라도 중기부 장관이 중소기업의 피해 정도 등을 검토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는 제도를 뜻한다.

▲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해당 제도는 중기부 출범 이전에는 중소기업청이 요청하여 이뤄졌다. 공정위는 해당 요청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지난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수민 의원(국민의당)이 중기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의무고발 요청제도가 지난 2014년 시행된 이후 4년 동안 중기부에 접수된 공정위 미고발 사건 237건 가운데 5.9%인 14건에 대해서만 중기부가 공정위에 의무고발 요청했다.

또 14건 중 대기업은 LG전자와 SK C&C, CJ대한통운, 아모레 퍼시픽 4곳(1.7%)에 불과했다.

지난해 접수된 대기업 사건 중 기아자동차가 판매대리점 직원채용에 부당 간섭한 것이나 대림건설이 하도급 업체에 지연이자를 미지급한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건에 대해 중기부는 고발을 요청하지 않았다.

2015년 접수 사건인 GS홈쇼핑, CJ오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 우리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 기업들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및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도 모두 미고발됐다.

제일기획, 이노션, 농심, LG유플러스, KT, 한화, 금호, 롯데, 신세계 관련 사건에서도 중기부는 의무고발 요청제도를 활용하지 않았다.

김수민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대기업 눈치 보기' 때문에 의무고발 요청제도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제도가 실효성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기업 봐주기' 논란 때마다 지적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개선 요구를 수용해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대기업의 반복적이고 악질적인 위법 행위에 대한 형사제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정위만 보유한 고발권을 중소벤처기업부, 감사원, 조달청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성진 전 후보자 낙마로 공석이 장기화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이 추석 연휴 이후 단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서두르지 않고 노력하는 중이며, 추석 명절이 지나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 부실 검증 논란 이후 장관 후보자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의 후보군에 포함돼 있지 않은 인사를 살펴보려면 검증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 추석 연휴 이후에야 장관 후보자가 지명될 수도 있다. 중기부는 지난 7월 중소기업청에서 장관 부처로 승격했지만, 출범 이후 50여 일 이상 장관을 맞지 못하고 있다.

장관 임명이 지연되면서 당분간 최수규 차관이 국정감사 등 각종 현안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중소기업계는 정부 각 부처에 걸쳐 있는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잘 조율할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정치인이 중기부 초대 장관으로 오기를 바라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은 다른 부처 장관보다 리더십이 강력하고 정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학계에서는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을 만든 이무원 연세대 경영대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최장수 중소기업청장 기록을 가진 한정화 한양대 교수도 거명되고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기부 장관 공백이 길어지면서 중소기업계가 정책에서 소외되는 것은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면서도 "이번에는 리더십과 능력을 겸비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인사를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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