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삼일회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KAI가 수천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2009년부터 KAI의 외부감사를 계속 맡고있는데 KAI의 감사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에 대해 모두 '적정'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검찰은 하성용 전 대표가 재직하던 시절인 2013년부터 올해까지 KAI가 최대 수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KAI가 총 3조원대에 달하는 이라크 경공격기 FA-50 수출 및 현지 공군 기지 건설 사업을 비롯한 해외사업을 수주한 뒤 미실현 이익을 미리 반영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진행되자 검찰의 수사가 외부 감사인으로 번지지 않을까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외부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의 전·현직 회계사를 회계부정을 묵인한 혐의로 기소해 지난 6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과 여러모로 닮은 만큼 또 한번 회계 신뢰도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 검찰수사 방향에 촉각을 세우면서 오는 14일 KAI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 공시를 앞두고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의 감사의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3일 KAI의 주가는 전날보다 12%가 하락한 3만8500원을 기록했다. 검찰 압수수색이 시작된 지난달 14일 이후 33.2%가 급락해 시가총액으로 1조8619억원이 증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