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 국민음식으로 탄탄히 자리매김하자 최근 소비자들의 불만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업계 1위를 비롯한 주요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는 가격 인상을 감행했지만, 유독 서민들의 얇은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오히려 치킨값을 내리겠다는 '또봉이통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착한 치킨'이라 불릴만한 '또봉이통닭(대표 최종성)'은 전국에 516개 가맹점을 운영 중인 중견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에 속한다. 이 업체는 최근 닭고기 가격 상승세와 관계없이 오는 20일부터 한달간 전국 모든 가맹점의 치킨 메뉴 가격을 최대 10% 인하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번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파동 때 닭고기 가격이 폭들한 지난 3월에도 이 업체는 모든 치킨메뉴 가격을 평균 5％를 내리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BBQ, 교촌, KFC 등 국내 대형 치킨프랜차이즈들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잇따라 치킨 가격을 올려받으며 서민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임대료나 인건비 상승, 배달앱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치킨 1마리 값을 2만원 넘겨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하림, 마니커 등 대형 닭고기 공급업체로부터 연간 계약을 통해 물량을 공급받기 때문에 최근 AI로 인한 계육값 상승은 치킨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가격 인상의 이유로 꼽은 것은 여느 사업과 마찬가지로 그 업종이 안고 있는 사업상 비용인 것이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 회장은 "농가는 2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닭고기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어 닭을 키우느데 정작 AI에 피해를 보는 곳은 농가다. 치킨업체는 닭고기 유통업체에 4000원 이하 가격으로 공급받아 튀겨서 양념 묻히고 박스에 넣어 오토바이 배달시켜 소비자들에게 2만원 이상을 받는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우리 양계협회는 농가가 살 수 있는 소비확대를 위해 치킨업체에 가격인하를 요구했지만 전혀 안먹힌다"며 "AI 사태가 생겨도, 소비자 경기가 어려워도 자신들의 이익만 늘리겠다는 심보다. 협회 차원에서 불매운동이라도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대형 치킨프랜차이즈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 행보와는 반대로 또봉이통닭이 가격을 인하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진작부터 '착한 통닭'이라는 별칭과 함께 크게 호응하고 있다.
한 포탈사이트의 실시간검색에는 "아주 현명한 마케팅인거지. 이미지도 좋아지고 이런 기사로 인해서 홍보효과도 누리고. 1석 2조. 주변에 또봉이 통닭 있었으면 좋겠다", "또봉이통닭 사먹어야겠네"라는 반응과 "우리모두 또봉이통닭을 먹자구요 ,맛도있고, 실속있고,경제도살리고,나라도살리고", "아직 우리 기업인들 중에는 박수를 받아야 하는 기업인이 더 많다는걸 느낍니다 또봉이통닭 화이팅 입니다..!!"라며 호응을 보였다.
이번 방침으로 또봉이통닭은 대표 메뉴인 양념통닭(1만1000원→1만450원)과 파닭(1만2000원→1만1400원), 간장마늘통닭(1만2000원→1만1400원) 등은 가격을 평균 5％가량 인하하고, 신메뉴인 갈비통닭(1만3000원→1만1700원), 또봉이맵닭(1만3000원→1만1700원), 순살텐더(1만2000원→1만800원) 등은 최대 10％ 가격을 내린다. '반값 치킨'으로 인기가 높은 또봉이통닭(8900원)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
복희수 본부장은 "최근 모든 먹거리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며 "가격 인하분은 본사에서 100% 보전해주기 때문에 가맹점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