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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 패거리정치, TK민심을 학대하다
[세종砲音] 패거리정치, TK민심을 학대하다
  • 일간NTN
  • 승인 2016.04.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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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 안재휘 논설위원

  `가장 좋은 것은 백성들이 임금이 있다는 사실만 아는 것이고, 그 다음에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이며, 그 다음에는 두려워하는 것이고, 가장 나쁜 것은 임금을 모욕하는 것이다. (太上下知有之, 其次親譽之, 其次畏之, 其下侮之)` 노자(子) 도덕경 17장에 나오는 말이다. 신문·라디오뉴스와 영화관 `대한늬우스`로 인해 지도자의 존재를 매일 각인하며 자란 세대에게 3천여 년 전 초나라 현인의 지혜는 경탄스럽다.

여야 정치권이 바야흐로 20대 총선전쟁 출정채비를 모두 마치고 출발선에 섰다. 각 당은 후보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온갖 잡음들을 씻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정치인들이 숱하게 맹세했던, 그리고 국민들이 학수고대했던 `공천혁명` 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공천은 여전히 사천(私薦)·학살·패거리·보복·엿장수·조폭·차도살인(借刀殺人)이라는 오욕의 수식어들을 벗어나지 못했다.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20대 국회의 풍토는 넉넉히 가늠이 되고도 남는다. 당선증을 거머쥔 거개의 국회의원들은 임기 첫날부터, 한 번 더 해먹으려면 누구에게 어떻게 줄을 서야 할지를 연구할 것이다. 힘 센 정치인들은 패거리를 키우고 지키기 위해 술수 짜내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그들의 뇌리 속에 `국가를 위한 무구한 헌신` 따위는 희미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마침 내년 말 대선(大選)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 개연성은 더욱 높다.

친박 핵심의 `미운 놈 쳐내기` 공작으로 시작된 새누리당 대구지역 공천은 막판 당 대표의 `옥새파동`을 거쳐 동구을 지역구 `무공천`이라는 기형적인 결론을 도출해냈다. 보수정당의 정통 심장부에서 벌어진 추악한 집안칼부림으로 처참히 찢긴 쪽은 몇몇 정치인들만이 아니다. 가장 치명적인 피해는 지역민들이 입었다. 건전한 토론은커녕, 가족들에게마저 속내를 꽁꽁 숨겨야 하는 참담한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정치인이든 아니든, TK(대구경북)지역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기원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자들은 선거사무소에 붙은 박 대통령 사진을 떼지 않겠단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사람들이 굳이 그 사진을 떼라고 부르대는 모습은 후안무치한 야박이다. 선거 전략의 일환이겠지만, 무소속 당선자들의 재입당 문제를 놓고 “어림없다”고 손사래 치는 모습 또한 끔찍한 살풍경이다.

이래저래 TK유권자들은 괴롭다. 공감하기 힘든 `미워해야 할 이유`를 들어 `미움`을 강제하는 야멸찬 정치권력 또한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일 때 백성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차라리 `고문(拷問)`이다. 이른바 `진박(眞朴)` 사람들은 소속정당 대표를 PK(부산경남) 패권주자로 몰아 때리며 민심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무소속후보들을 PK 주자의 졸개쯤으로 매도하여 소지역주의를 폭발시키려는 심산인 듯하다.

미상불, 20대 총선 대구 선거판은 참혹한 `유권자 학대극장(虐待劇場)`이다. 사리사욕에 찌든 패거리정치인들이 지역민심을 갈가리 찢어발기는 형국이다. 동향동문 동기들을 갈라놓고, 사촌팔촌 인척들의 인심을 흩어놓고 있다. 선거 이후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혹독한 후유증 따윈 안중에도 없다. 공천파동을 만들면서 던진 독설들이 하나 같이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아이러니를 국민들은 이미 다 알건만….

새누리당 `상향식 공천` 당론에 동참했던 뭇 정치인들의 뒤집어진 삿대질이 무상하다. 사소한 허점을 파고들어 궤변으로 당헌당규를 뒤엎은 모사꾼들이, 약속을 지키려 애쓴 대표에게 “주도면밀하지 못했다”고 던지는 뒤늦은 비판은 야비한 조소(嘲笑)다. 대한민국은 지금 초나라의 현인 노자가 제시한 4단계의 국가수준 어디쯤에 와 있는가. 결코 미워해서는 안 될 지역인재들에 대해 `묻지마 증오`를 강요받고 있는 TK민심은 이제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옳은 것인가.  <경북매일 안재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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