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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조세회피 폭로…푸틴·메시 등 "한국이름 195명"
역대급 조세회피 폭로…푸틴·메시 등 "한국이름 195명"
  • 연합뉴스
  • 승인 2016.04.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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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포함…한국이름 195명"
ICIJ, 파나마 로펌 내부자료 1천150만건…전현직 세계 정상 12명 등 포함
호주 국세청, 유출된 호주인 800명 조사…파나마 "각국 법적 조치에 협력"

1천150만 건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가 폭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현직 각국 정상과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대거 포함되거나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인물 중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가 명단에 포함됐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4일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이자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높은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1977∼2015년 기록을 담은 내부자료를 분석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파일 용량만 2.6테라바이트(TB)에 이르는 이번 유출 자료는 독일 일간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기자들이 처음 입수한 후 ICIJ와 함께 분석한 것이다.

'파나마 페이퍼스'로 이름 붙인 ICIJ의 이번 프로젝트에 영국 BBC와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호주 ABC, 일본 아사히신문 등 전 세계 100여 개 언론사가 참여했으며, 한국의 인터넷언론 뉴스타파도 포함됐다.

조세회피처 관련 자료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자료에는 각국 정치인과 기업인 등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이름이 등장하지는 않았으나 측근들을 통해 20억 달러(약 2조3천4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비밀리에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재무부가 푸틴 대통령의 자금줄로 지목한 바 있는 로시야 은행의 주도로, 푸틴 딸의 대부를 맡을 정도로 가까운 친구인 유명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 등이 연루돼 페이퍼컴퍼니 간에 돈을 비정상적으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비밀 자금을 빼돌렸다.

최근 고강도 반(反)부패 사정에 나서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매형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2개의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아버지인 증권 중개인 이언 캐머론도 탈세를 위해 모색 폰세카를 이용했다.

이름이 직접 포함된 12명의 전·현직 세계 지도자 가운데에는 최근 취임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이 있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포함해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전 카타르 국왕, 아야드 알라위 전 이라크 총리, 알리 아부 라게브 전 요르단 총리 등 중동의 리더들도 포함됐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 축구 선수 메시는 아버지 호세 호라시오 메시와 함께 파나마에 등록된 페이퍼컴퍼니 메가 스타 엔터프라이즈를 소유하고 있었다.

지난 2013년 메시가 스페인 검찰로부터 탈세 혐의로 기소된 직후 법률 대리인을 모색 폰세카로 바꿔 탈세를 시도하려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축구계 인사인 후안 페드로 다미아니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은 최근 FIFA 스캔들로 기소된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전 부회장 등과 사업상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와 함께 홍콩 출신 영화배우 청룽(成龍)은 6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 선정 세계 500대 부자 가운데 29명도 이름이 들어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재헌 씨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3곳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 측은 재헌 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간접적인 경로로 "개인적 사업 목적에서 회사를 세웠다. 회사를 이용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얻었다고 전했다.

이번 자료에는 주소지를 한국으로 기재한 한국 이름이 195명 등장했으며, 재헌 씨의 경우 주소지가 한국이 아니어서 195명 중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이들 195명의 회사설립 관련 사항 등을 담은 취재물을 지속적으로 보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도가 나온 후 각국에서도 수사와 확인 작업에 나섰다.

호주 국세청은 이번 자료에 등장한 호주인 800명에 대해 조사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파나마 정부는 이번 자료 유출과 관련해 각국이 법적 조치에 나선다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보도가 나온 후 문제의 로펌 몬색 폰세카의 공동 창립자인 라몬 폰세카는 AFP통신에 "이것(문서 유출)은 범죄"라며 "사생활 보호는 인간의 기본 권리다. 왕이든 거지이든 누구나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몬색 폰세카는 한 번도 잘못을 저지른 적이 없다"며 이 회사를 통해 설립된 24만 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단순히 중개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회사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로펌측은 이번 자료 유출을 '제한적인 해킹'으로 표현하며, 아직 유출 용의자는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ICIJ의 '파나마 페이퍼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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