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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악마의 변호인'
[세종砲音]'악마의 변호인'
  • 일간NTN
  • 승인 2016.03.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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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정성환 정치부 차장대우

1587년부터 1983년까지 천주교의 본산인 바티칸에서 성인(聖人)을 뽑는, 시성(諡聖)의 과정을 통과하려면 후보자의 확고한 신앙과 선행을 입증해야 했다.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교회법 전문가가 악역을 맡는데, 임무는 성인 후보자의 약점을 캐는 일이다.

후보자의 성격 중 나쁜 점을 들춰내고, 후보자가 행하였다는 기적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등 성인으로 인정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論證(논증)하려고 애를 써야 한다.

반대 입장을 취하면서 선의의 비판자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 고의로 반대 입장에 서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가톨릭 성인(sainthood) 추대 심사에서 추천 후보의 불가 이유를 집요하게 주장하는 역할을 맡는 사람을 '악마(devil)'라고 부른 데서 유래된 개념이다. 이들은 모두가 찬성할 때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토론을 활성화시키거나 또 다른 대안이 있는지를 모색하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같은 검증방식을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가 '방법적 회의론'으로 이론화 했다. 데카르트는 악마를 상정하고 일상의 모든 것에 대해 회의(懷疑)한다. 데카르트가 의심하고 의심해서 얻은 결론이 그 유명한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인 것이다. 의심하지 않으면 절대 진리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이다.

데카르트가 의심한 것은, 그 의심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했고 이것이 '방법론적 회의론'의 핵심이다.

오는 6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20대 국회에서도 수많은 논쟁들이 펼쳐지리라 믿는다. 그 중의 하나는 역시 공약논쟁일 것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고 공약으로 내걸어 국민들을 현혹시켰다. 물론, 당신을 위해서가 아닌 당선을 위해서 말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오는 4월13일 치러지는 20대 총선에서는 소중한 한 표 행사에 앞서 의심에 의심을 거듭해야 한다. 의심하고 또 의심해서 올바른 인물과 이행 가능한 공약을 골라내는 유권자의 '악마의 변호인' 역할이 절실하다.

<제민일보 정성환 정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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