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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 새누리당`이 안 보인다
[세종砲音] 새누리당`이 안 보인다
  • 日刊 NTN
  • 승인 2016.01.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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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 안재휘 논설위원>

섭공이 “정치란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공자가 대답한다. “정치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기뻐하고, 먼 데 있는 사람들은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다."(葉公問政 子曰, `近者說, 遠者來`)-

요즘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면서 문득 논어 제13편 16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이 떠올랐다. 수년 만에 다시 정치권은 `영입`이라는 구실로 `양자(養子)정치` 혹은 `데릴사위 정치`에 미쳐 있다. 자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친자식들이 수두룩한데도 믿을 만한 씨알을 찾지 못하여 바깥에서 적자(適者)를 꿔다 쓰려는 심산들인 것이다.

친자식들을 불신하는 당 지도부가 잘못인지, 신뢰할만한 적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더 문제인지는 새삼스럽게 논란할 의미가 없다. 물을 열심히 긷다가 물독을 깬 일꾼은 일꾼으로 치지 않고, 능력이야 검증이 됐든 안 됐든 패거리에 줄 선 새 인물만 탐닉하는 유권자들의 이상한 습성 또한 이 나라 정치의 고질병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나온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놓고 쏟아지는 여론에는 부정적인 평가가 즐비하다. 일부 `대통령의 노동법 양보에 노동계가 응답해야 한다`는 논지도 있지만, 대다수가`위기론은 부각됐지만 해법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야당과의 소통`을 거듭 주문하는 따분한 목소리도 있고, `총선 이야기 좀 그만 하시라`는 듣기 민망한 비판도 있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새누리당에 있다. 총선이 코앞인데, 새누리당이 여론무대에서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저잣거리와 언론에는 하루 종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벌이는 경쟁 이야기만 쏟아진다. 드물게 나오는 새누리당 소식이란 쩨쩨한 계파 간 공천 샅바싸움 잡음뿐이다. 나라야 어찌되건, 정치수준이야 뭐가 되건 공천권만 더 움켜쥐면 만사형통이란 배짱인 듯하다.

민심을 움직일 합리적이고 참신한 정치혁신안을 내놓고 시대정신을 충실히 대변해도 시원찮을 판에 부정적인 이미지만 보태는 새누리당의 행태에는 또다시 오만방자(傲慢放恣)의 그림자가 얼비친다. 어설픈 `험지출마론`은 곧바로 `상향식 공천`원칙과 충돌하면서 전략부재의 허점만 입증하고 말았다. TK지역에 불붙인 `진실한 사람` 논란은 새누리당의 심장부를 초라한 우스갯거리로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야권은 분당이네 창당이네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권주자 지지도에서도 문재인과 안철수가 엎치락뒤치락 수위를 다투는 상황을 만들며 역동성을 키워가고 있다. 여권의 젊은 피 이준석이 “진짜 당 꼴이 말이 아니다”라는 자탄을 앞세워 페이스북에 올린 `용기도, 배려도, 바른 소리도, 똑똑한 사람도 없는` 새누리당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새누리당은 지금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기뻐하게 하는 정당인가. 혹여 권력을 한 움큼이라도 더 움켜쥐려고 가까운 사람들끼리 서로 머리채를 쥐어뜯기만 하는 무리는 아닌가. 먼 데 있는 사람들이 제 발로 찾아오고 그들을 반겨주는 정당인가. 혹시 제 발로 찾아오는 인재들마저 밥그릇 안 뺏기려고 문전박대하고 망신이나 주는 집단은 아닌가.

박 대통령이 드디어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자신의 역할과 여의도 정치에 대한 회의감 그 끝에 닿은 모습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추진 중인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1천만 서명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참으로 씁쓸하게 들린다. 어쩌다가 이 나라 정치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착잡하기 그지없다.

인재를 찾으러 다닌다고 보따리장사처럼 전국을 돌아다니는 정치지도자들을 바라보노라면 한숨이 난다. 공자의 말씀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누구나 기쁘게 하고 좋은 사람들을 저절로 찾아오게 만드는 감동적인 정치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국민들이 날마다 정치를 걱정하는 이 기막힌 참담을 종식시킬 묘책은 정녕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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