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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 감동 없는 여야의 영입경쟁
[세종砲音] 감동 없는 여야의 영입경쟁
  • 日刊 NTN
  • 승인 2016.01.1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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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피 대거 수혈 성공 1996년 15대 총선과 달리
4·13 앞두고 인물찾는 3黨 자질·참신성 부족 드러내
 

4년마다 실시되는 국회의원 총선거는 정치권에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한다. 정치에 뜻을 둔 인재들이 직접 선거를 위한 문을 노크하거나 각 정당이 참신한 인물을 영입한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신인들은 의정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잠재돼 있던 정치력을 발휘해 탄탄대로를 걷기도 하고, 4년 만에 존재감이 사라지기도 한다. 특히 정당 지도자들이 영입한 인물이 성공을 거둘 경우 정치의 최종 목표인 정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반면, 사회 각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던 인물이 막상 정치판에 뛰어들어서는 맥을 못추는 경우도 많다.

우리 헌정사에서 ‘정치인재 산실의 시기’로 불리는 건 1996년 4월 치러진 15대 총선이다. 당시 여당 총재이던 김영삼 대통령은 외연 확장을 위해 좌파 정당인 민중당 출신까지 끌어들였다. 이재오 의원과 지금 대구 수성구갑에서 뛰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이때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정의화 국회의장, 이완구 전 국무총리, 홍준표 경남도지사, 여당 대표를 지낸 안상수 경남 창원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듬해 대선을 준비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에 질세라 인물영입에 나섰다. 나중에 야권에서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열린우리당 창당과 노무현정부 출범의 개국공신 역할을 했던 ‘천신정(천정배· 신기남·정동영)’이 대표적이다. 김한길 전 대표, 정세균 전 대표, 추미애 의원, 작고한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등장도 DJ의 작품이다.

15대 총선 이후 꼭 20년이 흐른 지금 여야의 인물 영입경쟁이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둘로 쪼개진 야권은 어느 쪽이 새로운 인물을 더 많이 끌어들일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다.

문 대표는 당의 취약층으로 지적되는 치안(표창원), 벤처(김병관), 외교·안보(이수혁), 의료(김선현), 국제통상(오기형) 분야의 인물들을 선보였다. 산토끼몰이 전략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여성 1호’로 영입된 김선현 차의과대학 교수가 스스로 하차했다. ‘위안부 그림 무단사용’ ‘논문 표절’ ‘허위학력’ 논란이 불거진 까닭이다.

안 의원은 인재영입에 트라우마가 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을 결성해 당시 제 1야당인 민주당보다 두세 배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선거에 내세울 인물을 찾지 못해 결국 민주당과 통합하는 고육책을 쓴 바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안철수 신당’ 이름으로 여론조사에 올리면 더불어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높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합류한 현역 의원들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사람이 없다. 원래 멘토였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두 번이나 함께했다가 갈라섰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앉힌 게 고작이다. 호남 출신 각계 인사 5명을 영입했다고 야심차게 발표했다가 그 중 3명의 과거 비리가 드러나 불과 3시간 만에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새누리당도 외부 인사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태현·변환봉·최진녕·배승희 변호사, 박상헌 정치평론가,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 새누리당에 합류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들이 30~40대라는 점을 들어 “젊은층 지지가 미약한 우리 새누리당으로선 백만 원군의 큰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한 인물들이어서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앞서 청와대 참모 출신들이 ‘특명’을 받았다며 대거 대구로 내려왔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애를 먹고 있기도 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감동 없는 영입경쟁을 지켜보는 유권자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영남일보 송국건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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