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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이해현 명인세무그룹 부회장 “납세자와 즐겁게 웃으며 함께 가고 싶다!”
[탐방]이해현 명인세무그룹 부회장 “납세자와 즐겁게 웃으며 함께 가고 싶다!”
  • 日刊 NTN
  • 승인 2014.09.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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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공직생활 ‘묵묵히’ 마무리…세무대리인으로 새출발
지난 6일 27일 퇴임한 이해헌 전 잠실세무서장이
명인세무그룹의 부회장, 대표세무사로 새출발 했다.

지난 6월 27일 잠실세무서 서장을 끝으로 37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이해현 전  서장. 이제는 강남구 서초구에 위치한 명인세무법인 부회장, 대표세무사로 명함을 바꿔 달았다. 세무대 1기생으로 1978년 공직생활에 첫 발을 내딛은 이래 강산이 네 번 가까이 변한 세월을 세금과 함께 살아왔다. 휴식과 일의 경계가 모호해진 일하던 습성이 관성처럼 몸에 익어, 잠시의 휴지기도 없이 명인세무그룹의 부회장으로 새출발한 이해현 전 잠실세무서장을 <국세신문>이 만나보았다. 이 전 서장과 나눈 방담 내용을 실어 본다. /편집자 주

“ ‘일복 터진 팔자’…”

별 보고 나가, 별 보고 귀가했던 일생. 그래서인지 그는 “아들을 절대 아침에 안 깨워요”라고 말한다. 마지막 부임지였던 잠실세무서에서도 부하직원들에게 늘 “놀면서 일하라”, “나처럼 살지 마라”, “인생 즐겨라”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했다. 

“종종거리며 사나, 쉬엄쉬엄 사나, 인생 이만큼 살아 보니 다를 거 없데요….”
말은 그렇지만, ‘일복’의 또 다른 말은 ‘유능함’이기도 하다. 완벽주의자들은 종종 자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자신과 같은 정도의 완벽함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이 전 서장은 오로지 자신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내 팔자는 내 팔자고, 남은 남이지. 내가 이렇다고 남에게 강요해서 되나…….”
그는 1978년 처음 국세청에 들어와 운영지원과에서 인사 업무를 할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처음 일을 배울 때 꼼꼼하고, 일 잘하는 과장한테 배웠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한 번은 과장이 새끼줄처럼 꼰 노끈을 주면서 서고 정리를 하라는데,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국세청이 생겼는데. 그 때부터 30년 동안 한 번도 정리 안한 서고 정리를 혼자 다했다. 일주일 동안 트레이닝 복 입고, 밤새워 다했다. 그리고 난 발령을 받아 다른 곳으로 갔는데. 나중에 들리는 말이 국세청 감사한 직원이 우리 서류를 보고 ‘국세청 인사 서류정리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고 하더라. 어느 부처도 이렇게 한 곳이 없었다고….”

묵묵함. 주어지면 묵묵히 해내는 집념이 이 전 서장이 일을 대하는 자세다. 그러다 보니 후배들에게도 ‘가르치려 하지 않고,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 묵묵히 가는 것’으로 ‘사수’의 모범을 보였다.
이런 기질은 타고 난 듯, 군대에서도 일하면서 여러 날 밤 새느라, 국군수도통합병원에 두 번이나 실려 왔다. 입가 왼쪽과 다리에 난 상처는 그 흔적이다.

“군대에서는 훈련하다 어딜 부러지거나, 다치거나, 또는 족구나 축구하다 다쳐서 병원에 실려 오는 경우는 있어도, 저처럼 일하다 과로로 실려 온 경우는 드물어요.”
군대에서도 그는 태권도 선수, 사격, 축구, 수류탄 투척 선수, 행정병으로 문서정리까지 그야말로 ‘일복’이 터진(?) 군인이었다. 이쯤 되면 ‘팔자’라는 그의 말 밖엔 답이 없다.

“전문분야 아닌 분야를 말하는 게 더 빠를 것”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로 화제를 돌려 새롭게 터 잡은 명인세무그룹의 전문 분야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고 요청하자 “전문분야 아닌 것을 말해달라는 게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은 무엇이 전문분야라고 꼭 집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까…”라고 자문하기도 했다. 이야긴즉슨 한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말 할 수 있으려면 “그 한 분야로 밥벌이하고 살아온 세월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완벽주의를 고집하는 그의 성향에 따라,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대한 무게감도 남달랐다. 

“내가 20년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에 근무하면서 소득세법을 전면 개정하는 작업을 했는데, 그 땐 내가 소득세법 전문가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그 때 함께 국세청에서 근무했던 지인이 ‘소득세 한번 붙어보자!’ 했다. 그래도 난 자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때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그 때하고 똑같을까…그렇다고 또 모르는 건 아니다. 어쨌든 실무를 지금까지 해왔기 때문에 하면 또 못하는 건 없다. 그러니 어느 어느 분야를 콕 집어서 전문가라고 대답하는 것은 좀 안 맞는다.”

이 전 서장은 1978년 국세청에 8급 공채로 입사해, 1988년부터 1994년까지 기획재정부세제실에서 근무했다. 1993년 김영삼정부의 최대 치적인 금융실명제 실시로 이듬해 금융소득종합과세 전면 개편이 이뤄졌다. 이 작업의 전반에 참여한 장본인이 바로 이 전 서장이다.

“그 때 우리 세제실이 최우수부서로 선정됐다. 부상으로 김영삼 대통령 이름과 청와대 문구가 들어간 시계와 현금 20만원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후에는 조세심판원에서 5년, 구로세무서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2,3과장, 잠실세무서 서장을 거칠 동안 국세청에서 ‘이해현’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문화를 남겼다. 지난날을 회상할 땐 가장 신나 보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세무대학시절부터 40년 세월. 청춘을 바친 조직이 국세청이었다.

“처음에 인사 담당자가 서울청 조사3국 1과 1계장으로 발령낸다 할 때 못간다 했다. 그 자리는 와서 일하다 승진하라는 그런 자리였다. 근데 그 때 난 밤에는 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닐 때였다. 1계장은 조사 뿐 아니라 행정 업무까지 담당해야 하는데, 학교 다닙네 하고 일에 소홀한 것은 또 용납이 안됐다. 그랬더니 담당자가 ‘이 사람아 오라면 오는 거야’ 라고 해서 말없이 갔다.”

지난 세월이 ‘마냥’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말과 말 사이의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삶’의 구비들을 넘느라 거친 숨을 몰아쉬기도 여러 번. 조사국 시절, 일이 그렇게 되려다 보니 감사원 감사와 학위 과정, 지금은 고인이 된 아내의 암 발병으로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삶’이었지만, 버티고 감당해 온 그였다. “해결 되려니까 한 3년 만에 다 해결되더라고요”라고 무심한 듯 덤덤하게 회고했다.

 “즐겁게, 하나 돼 준 잠실세무서 전 직원에 감사”

전액 장학금에 4년제 대학 편입이 가능하다는 조건에 끌려 입학한 세무대학이 곧 인생이 된 이해현 전 서장에게 뭐니 뭐니해도 국세인으로 살아온 삶에서 가장 뿌듯하고도 행복했던 시간은 퇴임직전 근무지인 잠실세무서다.

잠실세무서는 지난 2013년 5월 개청했다. 개청 초대 서장으로 140여명의 잠실세무서 직원들과 만든 잠실세무서의 역사는 자못 찬란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잠실세무서가 개청 8개월 만에 2013년 업무성과평가(BSC)에서 1위를 차지한 것. 마지못해, 울면서, 괴로워하며 만든 역사가 아닌 즐겁게, 자발적으로, 하나 되어 만든 성과라 더 의미가 있었다.

“이호규 운영지원 팀장부터 과장들까지, 모두 다 한 마음이었어요. 일하는 게 재미있고, 직원들하고도 행복했고.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준 잠실 식구들에게 고마워요”라며 만면의 미소를 띠었다. 기능직 여직원이 지난 8월 26일 세무사개업소연에 화분을 보내준 일을 이야기 할 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기능직 여직원이, 그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저 비싼 걸…생각지도 못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운동을 좋아해, 운동도 하고, 조사도 하는 경찰을 꿈꿨지만, 어쩌다 보니 세무대학에 들어와 국세청만 알고 ‘살아온 바보’로 37년. 공직생활이 천직이었음을 보여준 지난날이었다. 세금을 징수하는 국세공무원에서 납세자의 세무대리인으로 새로운 인생을 부지런히 시작한 그에게 이젠 이 전 서장이라는 명칭보다는, 이 세무사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아줘야 할 시점이다. 새로운 이름표도 반짝반짝 빛 날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낸다. 마지막 임지에서 ‘즐겁게, 함께 하는’ 행복을 배운 이 세무사는 이제 납세자와도 “즐겁게,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잠실세무서 전 직원이 이 전 서장의 퇴임 기념품으로, 이 전 서장의 얼굴 캐리커쳐가 들어간 공로패를 선물했다. 이 전 서장은 새로 근무하는 사무실 책상 맨 앞 자리에 이 공로패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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