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가 불황에 빠진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25일 사내 게시판에 '2024 롯데면세점 비상 경영 선언문'을 발표하고 희망퇴직과 임원 급여 20% 삭감, 사업부 구조 개선 등의 방침을 밝혔다.
김 대표는 "코로나 이후 힘든 시간을 견뎌왔지만, 고물가와 고환율 그리고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성장은 멈췄고 수익성은 악화했다"며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면세시장 대외 환경이 좋아지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선제적인 비상 경영체제 전환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은 우선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 올해 하반기 희망퇴직과 함께 직무전환, 성과 향상 교육 등을 진행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모든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사업 규모에 맞춰 임원 수도 최적화한다.
사업부 구조도 지점별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 등 고강도로 개선해 경영 효율을 제고한다.
앞서 롯데월드타워점 면적도 줄이기로 했다. 전체 매장 면적 1만3천113㎡의 35%를 차지하는 타워동(4천599㎡)을 없앤다.
롯데면세점은 또 조직을 성과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기존 3본부 체제를 1본부로 줄이고 3개 부문과 8개 팀을 없애는 등 슬림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상품 원가와 경쟁 비용을 통합 관리해 수익구조 안정화에도 힘을 쓰기로 했다.
김 대표는 "롯데면세점이 지난 45년간 구축해 온 시장 선두 기업으로서의 위기 극복 능력과 저력을 믿는다"며 "발 빠르게 경영 체질을 혁신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100년 기업으로서 위상은 높아지고 자부심은 더욱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이 기간 누적 적자 규모는 53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