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1:10 (금)
[인터뷰] 에너지 넘치는 ‘걸출한 여장부’ 곽장미 전 세무사고시회장
[인터뷰] 에너지 넘치는 ‘걸출한 여장부’ 곽장미 전 세무사고시회장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3.02.08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6개월 치열했던 고시회 봉사경험, 기회 주어지면 세무사회서 역할하고 싶다”
-“세무사회 발전, 과거보다 미래 바라봐야”…한 뜻 2019년 '서울역 궐기집회'가 증명
곽장미 전 한국세무사고시회장(나이스세무법인 본점 대표세무사)

“격동의 시기에 세무사고시회 회장으로 2년 반 동분서주했는데, 쉬면서 책을 읽고 나름의 취미생활도 가졌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치열했던(?) 고시회 활동의 경험이 새롭고 강렬하게 되살아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때의 활동 경험을 토대로 세무사회에서 봉사하고 싶다.”

‘혹시 6월에 있는 세무사회장 선거에 참여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곽장미 전 세무사고시회장(나이스세무법인 본점 대표세무사)는 즉답을 피했지만 부인하진 않았다. 어떤 직책인지, 표명 시기는 ‘아직..’ 이라면서도 “회직 욕심이 아닌 오직 ‘봉사’로서의 참여”라는 점을 수차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세무사회에서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는 경향이 지나쳤는데, 오직 세무사와 세무사회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밝은 미래의 가치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시회장 재임 기간 저돌적인 실행력으로 세무사업계 현안을 단번에 전국 이슈로 만들어냈다. 세무사 위상을 정치권과 국민의 뇌리에 확고히 각인시켰다. 2019년 변호사에 세무대리 전면 허용하는 세무사법 개정 철회를 위한 ‘서울역 대규모 집회’가 대표적이다.

전국의 8000여 세무사들이 서울 한복판에 모여 ‘세무사 권익수호’를 외쳤다. 세무사제도 창설 이래 최대 규모 궐기대회. 법정단체인 한국세무사회 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을 곽 전 회장이 이끈 임의단체 세무사고시회가 해낸 것이다. 세무사업계에서 ‘여전사’ ‘걸출한 여장부’ 등의 칭호가 회자됐고, 본인도 이런 닉네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는 이 외에도 ‘회원 실무교육 상시화’와 ‘고시회TV(유튜브) 개설’ 등 세무사고시회장 시절 추진한 역점 사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세무사고시회장 경험이 20여년 세무사 신분으로서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서도 큰 ‘자산’이자 ‘전환점’이 되었다며 뿌듯함을 숨기지 않았다.

10여 년 동안의 세무사고시회와 여성세무사회의 바쁜 활동에도 불구하고 곽 전 회장은 본연의 업무에서도 업계 선두그룹의 세무법인을 운영하는 탁월한 경영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업계 6위 매출규모, 22개 지점이 소속된 나이스세무법인 본점의 대표세무사다. 국세청 경력이 없는 순수 세무사시험 출신임에도 성실성과 뛰어난 친화력으로 거래처와 소통해 탄탄한 기반의 세무법인으로 키워냈다.

고시회장 퇴임 후 2년여의 휴식 기간에도 자신의 세무법인 수익확대와 함께 시니어모델 활동 등 에너지 넘치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곽장미 전 고시회장을 만나 세무플랫폼 등 업계 관련 현안과 향후 활동 계획, 고시회장 재임 당시의 소회 등을 들어봤다.

“‘삼쩜삼’ 대응, 납세자-세무사 매칭 모바일 플랫폼·컨설팅시스템 구축해야”

-세무플랫폼의 본격화 등 세무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현재 세무사업계의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화두다. 오는 6월에 있을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이에 대해 어떤 해법이 모색되어야 하는지.

▲충분치는 않지만 ‘납세자의 편의성을 담보하는 세무사회의 공용플랫폼 개발과 연관컨설팅시스템 구축’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통과한 세무사법은 ‘삼쩜삼’ 등 세무대리 자격이 없는 플랫폼 사업자가 세무대리업무를 소개, 알선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와 세무대리 브로커 등이 세무대리 업무 광고를 하는 행위 등에 대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을 해석해보면 세무관련 플랫폼 서비스도 전문자격사인 세무사를 규율하는 세무사법 등 관련 법령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점도 있다. 세무대리 업무의 소개·알선 금지사항의 상세내용을 살펴보면 ‘대가를 받거나 요구하는 경우’로만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무상이나 광고비 등의 우회적 방법으로 대가를 받는 플랫폼 기업을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향후 현실적으로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과 보완규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 한국세무사회는 전문자격사 제도에 대한 국가적 보호의 헌법적 정당성의 근거, 경찰의 무혐의 결정이 정당한지의 유무 , 타 플랫폼 서비스인 로톡 등과의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살펴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전문직 플랫폼이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공 플랫폼(예를 들어 국세청 등)을 통한 서비스 제공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한국세무사회가 자체적으로 공공플랫폼을 개발해 전 회원에게 공급함으로써 민간 플랫폼서비스사업의 수익률이 낮다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납세자가 신속하고 편리하게 세무사를 매칭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개발과 연관컨설팅시스템 구축을 통해 각 사무소의 수익창출과 직접 연관된 사업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곽장미 나이스세무법인 본점 대표세무사가 자신의 법인사무실 운영에 대해 설명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업계 매출순위 6위의 세무법인을 이끌고 있는데... 나이스세무법인을 소개한다면.

▲나이스세무법인은 2013년에 설립되었고 그런 만큼 젊다. 주로 젊은 세무사들이 영업에 대한 데이터에서부터 크게는 새로운 전산시스템의 선발주자로서의 역할까지,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세무사들이 각 지사에 포진해 있다.

덕분에 나처럼 신속하게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생동감 있게 정보를 접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법인 구성원들이 마치 한 가족처럼 SNS를 통해 수시로 궁금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마치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 같은 끈끈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세무관련 다양한 플랫폼의 출현 등 세무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맞춰 나이스 세무법인은 젊은 패기와 노련함으로 유튜브 구축 등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세무정보에 대한 전산화는 더 크고 넓게 확장되는 상황에서 세무기장 시장은 많은 데이터를 얼마나 더 빠르게 수집하고 정확하게 세무정보로 전환하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스세무법인은 젊은 세무사들이 주축이 돼 ‘IT와 세무의 결합’ 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무전산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지난해 말로 6년 2개월 여간 맡았던 법인 대표세무사 역할을 끝냈으며, 올해 1월부터는 왕성한 유튜버 활동을 하고 있는 금천지역의 이상화 세무사가 나이스세무법인을 새롭게 이끌고 있다.

2년여 휴식 중에도 여전한 ‘세무사 사랑’…역동적 에너지 ‘회원 봉사’ 다짐

-1만여 자격사단체의 장을 놓은 뒤 전문자격사이자 자연인 곽장미의 일상과 향후 활동계획을 밝힌다면.

▲나이를 먹으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건강이다. 10여 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 아침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고시회 활동을 마친 후 작년부터는 생각과 행동을 새롭게 리셋하기 위해 그동안 놓고 있던 고전을 선별해 다시 읽고 있다. 독서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는 것과 함께 분주한 일상에서 망각하고 습관처럼 놓쳐버린 소중한 것들이 새록새록 쌓여가는 느낌에 보람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향후 계획으로는 고시회 회장으로 수행했던 회무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들에게 봉사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회원과 세무사회 발전을 위한 열정과 강한 실천력을 가진 분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세무사업계의 새로운 수익창출과 업역수호,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세무관련 플랫폼의 폐해를 반드시 해결해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세무사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

-세무사고시회장 재임 때인 2019.9.24. ‘변호사에 세무대리 전면 허용하는 세무사법 개정안’ 철회를 위한 ‘서울역 대규모 궐기대회’가 세무사업계는 물론 관련 자격사 단체와 국민을 놀라게 했다. 한국세무사회도 시도하지 못한 최대 규모 장외집회를 임의단체가 추진해 강단이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는데...

그 당시 변호사에게 모든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는 세무사법의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고 이를 위해 고시회 임원들은 10여 일간 밤낮없이 집회를 준비했다. 카톡 메시지로 일일이 포스터를 공유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24대 집행부가 내달렸다. 당시 함께 고생해 준 임원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

그런 철저한 준비로 단기간에 8천명을 모으는 세무사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장외집회가 열릴 수 있었다.

세무사 전체회원 1만3천여명 중 8천여명이 모인 엄청난 규모에 우리도 놀랐다. 무더운 여름이라 엄청 고생을 했지만 보람도 컸다. 고시회가 주관해 전국 회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2019년 서울역 대규모 집회에서 성명서를 낭독하는 곽장미 세무사고시회장.

많은 지방회장과 지방회원들이 동참하고, 홍보문구를 공유해 일파만파로 세무사들의 뜨거운 목소리가 국회와 국민들에게 전파되는 초석이 됐다. 변호사에 대한 세무대리를 허용의 부당성을 국민에 알리고 국회를 압박해 세무사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자부한다. 고시회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수도권은 물론 먼 지방에서 올라와 무더위 속에서 구호를 외치고 뜻을 모아준 회원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언론의 관심도 이어져 세무사의 위상 제고에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이후 서울역 규모의 집회를 한 번 더 하려 했는데, 코로나19로 여의치 않아 온라인 시위를 위한 유튜브를 개설하고 고시회tv도 만들어 ‘변호사 세무대리 허용 세무사법 개정안’ 철회 활동을 이어갔다.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일념의 ‘사상 최대’ 집회…고시회 존재감 확인 ‘뿌듯’

-이후에도 국회와 헌법재판소 앞 1인 시위, 8천여 회원 탄원서 국회제출, 대국민 세무사법 광고게재 등 ‘세무사법 지키기’ 활동과 함께 고시회 교육 확대, 세무업무 확장 조례개정 등을 숨 가쁘게 진행했다. 쉼 없이 추진한 저력의 동력은 무엇이었는지.

2019년 서울역에서 열린 세무사고시회 주최 대규모 궐기대회에서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역 집회에 이어 이춘석 기재위원장실에 8천여명이 참여한 세무사법 개악안 서명서를 제출해 세무사들의 단결력과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어 11월에는 백재현 의원과 함께 고시회 주관으로 국회에서 세무사법 개정안 토론회도 열었다. 이때 회계사 단체도 변호사들의 회계학 전문성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고, 납세자연합회 역시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맡기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도록 해 세무사법 개정 반대에 힘을 보탰다.

고시회장 시절을 돌아보면 932일(2년 6개월)의 임기 대부분을 1인 시위 등으로 국회와 헌법재판소 그리고 대법원을 오갔던 것으로 기억된다. 대법원 앞 1인 시위 당시에 배미영 부회장과 함께 조재현 대법관을 면담해 “세무사법의 법사위 장기 계류로 시험에 합격하고도 등록번호를 받지 못하는 세무사들을 구제해 달라”며 법사위 통과를 압박해 줄 것을 설득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회원과 하나 되어 실천하는 고시회’라는 기치를 내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임기 하루하루는 ‘고민’의 연속이었고, 뭘 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국회 등 대외활동 와중에도 회원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애썼고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우선 재임 중 실시한 고시회의 교육 실적은 역대 최고였다. 한 달에 두 번 꼴로 교육이 이뤄졌고, 매회 700~800명의 회원들이 모였다. 양도세 실무교육은 회원 110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코로나19로 개설된 ‘가족신탁 실무교육’ 온라인 강의의 수강 인원은 1200명으로 최종 집계돼 집행부도 놀랐다. 강의를 게시판에 올리면서 고시회 홈페이지 활성화와 함께 회원 참여도 활성화하는 의외의 성과도 거뒀다.

또 회계사만이 할 수 있었던 지자체 민간위탁보조금 결산 감사를 세무사도 할 수 있도록 경기도 의회를 움직여 조례를 개정하는데 앞장섰다. 아울러 법무사 등 타 자격사와의 연합, 지방고시회와 긴밀한 교류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겼다. 8년 만에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의 정기총회 개최도 그 일환이었다.

‘성과와 실천력 등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추진력이 강했다’는 과분한 평가의 표현도 봤는데,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열정적으로 실천하려는 근성과 당시 집행부의 희생적 노력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고비마다 고시회의 존재 이유인 ‘어떻게 하면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까’를 생각했고 마음을 다잡으며 해법을 찾아나갔다.

오로지 ‘봉사 하겠다’는 마음으로 연구부회장을 맡았고, 박사과정 중 ‘세법 연구와 연계하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회무에 뛰어들어 여성 최초로 세무사업계 최대 임의단체 회장직을 맡아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

-2020년 10월 ‘제1회 미시즈코리아 선발대회’에서 클래식 부문 특별상 수상, ‘골드클래스 퀸 오브

(OF)더 아시아 시니어대회’에서 ‘모바일 위너’ 부분 우승을 했다. 어떤 동기로 시니어 모델 활동을 하게 됐나.

▲주위 추천으로 우연한 기회에 입문하게 돼 몇 차례 활동한 적이 있으나 시니어모델이라고 하기는 너무 부족한, 그냥 소소한 ‘깜짝 취미’라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20여년 세무업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매너리즘과 지루함에 대한 작은 돌파구가 된 것 같다. 가끔 낯 설기는 하지만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생 경험을 부여해 줘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