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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박인목 세 번째 수필집 ‘갈모봉 산들바람’
[새로 나온 책] 박인목 세 번째 수필집 ‘갈모봉 산들바람’
  • 정창영 기자
  • 승인 2022.10.07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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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 수필가가 찾은 진솔한 ‘사랑의 원천’…잔잔한 공감
‘그래 사랑이었다’ 삶의 여정 함께 한 6개 묶음 48꼭지 이야기
두해 마다 탈피, 자전적 에세이에서 행복으로, 그리고 ‘사랑’

수필가 박인목, 그의 글쓰기 여정이 마침내 ‘사랑’을 찾아 나섰다.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을 걸음에 묻히며 걷는 아스라한 시골길. 그 곳에서 그는 코를 간질거리며 다가오는 익숙한 따뜻함을 느끼고 자신의 원천(源泉)을 비로소 발견한다. 글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사랑을.

‘실력 있는 세무사’로 활동하면서 쉬지 않고 인문과의 밀회에 나서는 ‘경계인’ 박인목 작가(세무사. 세무법인 정담 회장)의 세 번째 수필집 ‘갈모봉 산들바람’(북랩 출판사)이 출간됐다.

등단한 뒤 2년마다 작품집을 내는 작가는 자전적 에세이 ‘어느 행복한 날의 오후’, 행복과 감사를 탐닉한 ‘거기 행복이 있었네’에 이어 이번에 삶의 여정에서 사랑의 원천을 찾는 세 번째 수필집을 냈다. 갈모봉은 작가의 고향 경남 고성에 있는 산봉우리다.

작가의 사랑탐구는 ‘다시 오지 않기에 더 그리운 시간’에서 출발해 삶의 궤적을 넘나들며 느끼는 마흔 여덟 편의 에세이로 기록된다.

갈모봉 아래 옛 집을 찾은 작가는 세월이 많은 것을 바꿔 놓은 현실을 접하면서도 익숙하게 되살아나는 유년의 추억과 그 안에 면면히 흐르는 ‘점액질’ 같은 것을 발견한다. 세상을 원활하게 호흡하게 했던 윤활유, 사랑이었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그곳에는 부모님이 계셨고, 형제간 우애는 담을 넘었고, 비록 초가집이었지만 그 안에 흘렀던 온기는 평생 살아가는데 체온처럼 몸에 박혀 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한없이 깊고 넓은 사랑이었다.

밤잠과 일상을 ‘희생’하며 수행하는 글쓰기가 ‘소중한 시간’으로 바뀌는 것은 그것이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이번 작품집에는 ‘참꽃 개꽃’ ‘기계를 이겼다’ ‘슝 할매·풀빵 할매’ ‘아내의 자리’ ‘나이야 가라’ ‘고맙다 스팸’ 등 모두 6개 묶음 48 꼭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품의 안팎에 흐르는 주제는 역시 ‘사랑’이다.

수요일 저녁. 아내는 수요 예배를 위해 집을 나서면서 식탁에 밥을 차려 놓는다. 두꺼운 보온비닐 속에서 온기를 머금은 밥은 아내의 사랑이 담겨있다. 갈모봉 시절 어머니의 아랫목 묻어둔 따스한 밥과 겹친다. 자연스럽게 그는 아내의 자리로 바꿔 앉아 밥을 먹는다. 아내의, 어머니의 사랑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아울러 그 식탁에서 빚어진 수많은 사랑과도 만난다. (아내의 자리)

매주 주말 아침, 계절에 어울리는 시(詩) 한 편과 사진을 보내주는 ‘할 일 없는 사람’의 문자를 귀찮게 받았다. 어느 날 그 안에 담긴 정서에 공감하며 잊고 있던 지인과 연락해 지난 시간을 살려낸 작가는 삶에는 ‘스팸’ 속에도 ‘사랑’이 흐르고 있음을 확인한다. ‘할일 없는 사람’의 정성이 아니라 ‘할 일 하는’ 부지런한 사람의 사랑을 느낀다.(고맙다 스팸)

작가는 이 책에서 사랑은 따스함이고 시간을, 대(代)를 이어 내려갈 것을 확신하면서 필력을 더했다.

2년마다 고단한 출간을 계속하면서 이제 글쓰기와는 삶을 동반하는 친구가 됐고, 사랑을 이어 나가는 글쓰기를 계속하기 위해 걸 맞는 체력과 정신력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작품집은 작가가 아내의 칠순을 맞아 '마음 먹고' 정성을 기울여 그 진솔한 면면이 곳곳에 베어 있다.

자신의 이야기에서 행복으로, 행복에서 사랑으로. 수필가이자 세무사인 박인목 작가의 2년 뒤가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북랩. 2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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