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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료, 식당 납품 계란·채소값보다 못해”…세무사 ‘탄식’ 글 큰 공감
“기장료, 식당 납품 계란·채소값보다 못해”…세무사 ‘탄식’ 글 큰 공감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2.09.13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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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물가 역행하는 건 세무비용 뿐’…삼쩜삼 무혐의 속 세무업 위기 상황 지적
-“세무사 격 떨어지다가 결국 공멸하는 ‘경쟁 아닌 경쟁’ 왜 하는지” 덤핑 우려

세무사 자격, 세무사사무소의 위기 상황과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한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 게시 글이 많은 세무사들의 공감 속에 SNS 등으로 전파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삼쩜삼’에 대한 경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이 글은 세무사업계의 획기적 변화를 위한 진지한 고민이 없으면 공멸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13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글을 올린 세무사는 2001년 세무사시험에 합격하고 개업해 올해로 22년째인 중견 세무사다. 통상적인 경우 안정적 사무소 운영이 가능한 경력이다.

그럼에도 그가 한탄조로 올린 글은 세무사 누구나 겪고, 우려하는 현실적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시대와 물가에 유일하게 역행하는 건 세무비용 뿐’이라는 제목의 글은 먼저 2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다못해 뒷걸음질 하고 있는 기장료 문제를 언급했다

“2001년 DOS체제로 신고서를 출력해 마지막 날 직원들이 각자 계획을 세워 우편신고와 세무서를 방문했고, 늦어져 중앙우체국 셔터가 닫힐 때면 문틈으로 신고서를 들이민 무지몽매한 시절 수습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당시 기장료가 신규개인 11만원, 중견개인 18만원, 신규법인 22만원, 중견법인 33만원 이상이었고 직원 월급은 신입 80만원, 2~3년차 경력 120만원, 중고참 이상 직원이 150만원 이상이었다”며 힘들었지만 희망이 보였던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21년이 지난 지금) 기장료는 개인 5만원, 법인 8만원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선 개인 3만원, 법인 5만원이라는데 최저임금은 200만원에 육박한다”면서 “4대 보험이 한 달에 수백만 원 이상으로 임차료보다 더 나가고, 이자는 5%에 근접한다”고 절망감을 나타냈다.

극단적인 수치를 언급한 것일 수 있지만 덤핑 등으로 인한 기장료 하향화에 대한 우려는 모든 세무사들이 공감하는 문제이다. 특히 신규 개업자들을 중심으로 원가 이하의 수수료를 제시하며 출혈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세무사는 “얼마 전에 개인 8만8000원, 법인 16만5000원으로 관리하던 업체 두 곳을 어느 동료 세무사님이 두 곳 모두 부가세 포함해 15만원에 관리해 주겠다고 해서 보내줬다”고 했다.

“욱하고 화가 나기보다는 어떤 분인지, 어렵게 세무사가 되어서 그런 기장료로 어떻게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신기할 따름이었다”고 토로했다. 본업이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까지도 했다고 한다.

이어 “나는 그래도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세무사업계가 심히 걱정된다. 아무나 진입할 수 없는 전문자격사라 자부하고, 완전경쟁 하의 제한된 공급자라고 생각한다면 초과이익이 있을 때 어렵게 세무사 된 보람이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또 현재 금리상승에 따라 물가가 폭등하고 원자재, 식자재 값이 오른 상황을 지적하며 세무사 기장료만 뒷걸음질 하는 상황에 탄식과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음식점을 기장관리 하는 경우 이제 세무비용은 식당에 납품되는 계란, 채소값 보다 못한 상황”이라며 “그런 비용으로 기장을 맡기는 음식점업 대표는 과연 세무사를 어떻게 인식할까 궁금하다”고 자괴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추락하는 세무사 자격의 가치를 걱정했다.

“모든 비용이 다 오르는데, 정부와 관련 부처에서 공인중개사처럼 어떤 적극적인 제한을 두는 것도 아닌데, 우리 스스로는 왜 격이 떨어지다가 결국 공멸하는 경쟁 아닌 경쟁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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